정치권에선 대권 주자들을 놓고 여론조사와 지지율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누가 몇 %를 차지했고, 또 누가 몇 %가 빠졌는지, 증권시장의 전광판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이에 대해 지난 17일 한 리더십 전문가가 한마디 던졌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많은 언론 매체에서 유력 금메달 기대주에 대한 기사를 쏟아낸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면 기대 밖의 성적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던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박 전 대표에 비해 인지도에서 크게 떨어지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오 특임장관, 정몽준 전 대표 등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한나라당 잠룡들의 본격적 게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지난 7·4 전당대회 직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잠룡들이 전당대회라는 트랙에 들어와 시합을 펼치자고 했지만, 박 전 대표가 반대하는 바람에 실현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에 비해 인지도에 한참 뒤쳐지는 다른 잠룡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물 건너 간 셈이다. 하지만, 플러스 요인도 있다. 그 만큼 훈련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전의 날을 대비해 차곡차곡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김문수 지사는 지난 16일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여양로에 위치한 대일운수에서 26번째 택시체험을 실시했다. 도내 4대강 사업의 핵심지역인 여주 일대를 돌면서 지역민심과 이번 장마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살폈다. 김 지사는 지난 2009년 1월 27일 수원시에서 택시체험을 시작한 이후 도내 곳곳에서 택시체험을 통해 도민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김 지사는 택시를 타고 3만여km 달렸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같은 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계획과 관련, "모든 조직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이름으로 울릉도 진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일본 외무상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 지시에 대해 "우리나라 영토에서 우리나라 비행기가 비행하는데 일본이 무슨 참견인가. 일본 외상은 이성을 찾아라. 독도에 대한 터무니 없는 주장만은 용서할 수 없다. 일본은 입 다물라"고 호통쳤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간호조무사협회 창립 38주년 기념식에 나경원 최고위원과 함께 참석해 요망 사항을 청취했다. 같은날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 흑석동 경로당에서 할머님들이 삼계탕을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고 중대 앞 부침게 가게에 들러 중대 산업대학원학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막걸리 파티하는데 끼어들기도 했다. 앞서, 동네 배드민턴 회원들과 콩나물 비빔밥에 된장찌게, 감자볶음, 무짠지를 함께 먹으며 스킨십을 어어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요즘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추진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물론 중앙당으로부터의 지원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오 시장이 큰 경험을 하고 있다는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이 가운데, 이동관 대통령언론특보는 18일 발간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세론'은 독약"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압도적이고 소중한 자산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과연 두 차례 대통령선거에서 실패한 이회창 전 후보보다 강력한 후보인지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장 몇 년간 3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1위이기 때문에 끝까지 1등을 할 것이라는 전제는 잘못된 것"이라며 "'뉴 박근혜 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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