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鬼胎 :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과 ‘귀태의 후손’이라고 논평을 하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새누리당은 홍 원내대변인의 당직 사퇴 및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어서 국정조사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 및 각종 상임위 활동 등 의사일정에 차질이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     © 사진=뉴스1


청와대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에 강력히 규탄했다. 이 수석은 “국회의원의 개인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이 막말한 것도 부족해서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 원내대변인과 민주당에 대해 규탄에 나섰다. 황우여 대표는 “이번 발언은 국가원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명예훼손, 모독”이라며 “개인 정치인이 아니라 당직자로서 한 만큼 민주당은 응분의 조치를 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귀태 발언에 단순히 크게 반발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 국정조사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대선 불복 분위기 등으로 인한 정국 운영 주도권을 민주당에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귀태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 등 야권에게 넘어간 정국 주도권을 여권으로 확실하게 빼앗아 오겠다는 것.

 

반면 민주당은 사태가 확산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홍 원내대변인이 이미 유감 표명을 했다는 점을 들면서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이번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라는 것.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변인이 전날 지도부와 상의해서 사실상의 사과 의미를 담은 유감표명을 하지 않았느냐”며 “그럼 그것으로 된 것이지, 그걸 꼬투리를 잡아 국회를 중단시키고 정쟁화하는 것은 집권여당다운 성숙한 모습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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