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밈의힘 공천은? 시스템 공천 vs.기득권 공천
하태경 “수학적으로 믿기 힘든 결과” 의혹 제기
김현아-박일호 공천 번복으로 시스템 공천 ‘흔들’

[뉴스엔뷰]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 공천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시스템 공천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기득권 공천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경선에서 승리하며 그들만의 프리미엄을 톡톡히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이 경선 결과에 이의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 하종대 부천병 후보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1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 하종대 부천병 후보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하태경 국회의원은 12일 로그, 로데이터, 음성파일, 안심번호가 포함된 경선 원데이터 공개를 한동훈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하 의원은 당에서는 공정하게 여론조사 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수학적으로 너무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자신은 1차전(3명 경쟁) 46.01에서 2차전(2명 경쟁) 50.87이 됐고, 이혜훈 후보는 1차전 29.71에서 2차전에서는 49.13됐다.

이것은 확률적으로 믿기 어려운 수치라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공천 번복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미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시스템 공천은 흠집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김현아 전 국회의원과 박일호 전 밀양시장을 들 수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경기 고양정에 단수공천한 김현아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 때문에 단수공천 하루 만에 보류가 됐다.

당 지도부는 뒤늦게 이를 문제 삼아 재검토했으며 결국 김 전 의원은 컷오프 됐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단지 수사 중이라는 것 일부 경쟁자가 문제제기했다는 이유도 납득은 안됩니다.”라며 현역의원과 원외의 차별인 이중잣대라고 꼬집었다.

공관위는 지난 8일에는 경선을 통해 공천이 확정된 박일호 후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군)에 대해 공천 취소를 의결하고, 해당 선거구에 박상웅 후보 추천을 재의결했다.

당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규정> 30조에 의하면, 후보자로 확정되었더라도 금품수수 등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을 경우에는 비대위 의결로 후보자 추천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결정이다.

공관위 발표에 따르면, 박일호 후보는 밀양시장 재직 당시 부적절한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온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일호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박상웅 후보를 추천하는 것으로 비대위에 재의결을 건의했다.

국민의힘이 자랑하는 시스템 공천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인물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지난 2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짜여진 각본을 시스템 공천이라고 우기면 차후 당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할 사람은 없어집니다.”라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이번에 새로 도입한 3선 이상 패널티도 문제다. 같은 지역에서 3번 연속 당선된 사람에게는 경선에서 15% 감점을 주도록 한 규정이다. 선거에서 2번 당선되고 한 번 낙선한 사람은 감점이 없고, 계속 3번 당선된 사람에게 패널티를 주면서 이기는 공천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마한 충남 홍성·예산의 경우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의 경우 3선 이상 패널티를 15% 감점을 받는 줄 알고 경선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36년 전 무소속 등으로 출마해 낙선한 경력을 이유로 당에서 30% 감점을 하려고 하자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미 짜여진 판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홍 의원의 경우 13대부터 16대까지 연속 4번 낙선했다. 그 당시에는 선거구가 지금의 홍성·예산군 선거구도 아닌 청양·홍성 선거구였지만, 동일 지역구 기준을 적용해 감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 부적격 기준 강화를 하면서 선거일로부터 20년 이내 3회로 했다. 범죄인 음주운전도 20년까지만 패널티를 부여하면서 36년 전 무소속이나 타당으로 출마해 낙선한 경우에 대해 패널티를 부여하며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민의힘 공천을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기득권 공천이라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물갈이가 가장 심했던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이번에 불출마한 김희국·윤두현 의원을 제외하고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국회의원은 단 3명 뿐 이었다.

역대 선거에서는 우선 추천 등으로 현역 물갈이가 50% 이상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이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의 경우 경선에 참여한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대부분 생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 공천에 이어 이번에도 유랑공천이 횡행해 향후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총선을 1~2개월 남겨두고 낯선 선거구로 후보자들을 옮기면서 민주당 등에 180석을 헌납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도 험지 출마 명분으로 강남지역 국회의원 등을 국민의힘 험지로 이동시켜 4년 전 실책을 또다시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 실행으로 현역 국회의원들의 불출마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고, 이들 대부분이 경선에 참여해 현역 프리미엄으로 공천권을 거머쥐면서 기득권 공천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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