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인사들이 찔러보는 데...본선 이길 수 있나?”
[22대 총선 현장_용인시 처인구 ①더불어민주당]

[뉴스엔뷰] 경기도 총선은 혼란스럽다. 현역이 없는 곳이라면 그 정도가 더하다. 무려 13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한 곳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을 비롯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전전대 국회의원까지 비 온 뒤 올라오는 죽순처럼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복병으로 전략공천까지 끼어들었다. 국민의힘은 전략공천을 확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략공천을 타진하기 위해 비밀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바로 경기도 용인시갑 지역구 얘기다. 용인갑 지역구는 용인시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처인구 지역이다. 용인시는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한 수지구, 기흥구에 100만 인구 대부분이 집중돼 있고 4분의 3에 해당하는 너비의 처인구는 26만에 불과하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로 국회에 입성한 권인숙 의원이 지난 21일 의원총회 자리에서 울먹이며 폭로한 내용이 ‘유령여론조사’이다. 권인숙 의원은 ‘이언주 전 의원’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삼고 지지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권인숙 의원은 용인갑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를 등록을 마치고 지역에서 터다지기를 하고 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권인숙 후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권인숙 후보)

권인숙 의원이 지역 연고가 없는 용인갑에 갑작스레 내려온 속내는 따로 있다. 용인갑이 전임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7년형을 받으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없고 그동안 꾸준한 인구유입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던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계산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선에 부담감도 덜하다는 이유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의 계산도 마찬가지다. 백군기 전 용인시장 역시 용인의 다른 곳을 피해 용인갑 지역구에 자리를 잡고 선거를 준비했다. 처인구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백군기 시장 출마 당시 가장 지지율이 떨어졌던 곳이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이상식 후보)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이상식 후보)

여기에 외부인사도 가세했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했던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다. 이상식 전 청장은 용인갑 출마한 이유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주의가 더 심화되고 공고화됐는데 그렇다고 젊고 뜻이 있는데 펼치지 못하고 그만둘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식 전 청장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민정실장을 시작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총선을 준비해온 이들은 이런 현상이 달가울 리 없다. 전임 용인갑 지역위원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구속되면서 사고 지역위가 될 뻔했던 것을 이우일 당시 사무국장이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이어받아 지역위를 수습했다. 

이우일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이우일 후보)
이우일 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사진=이우일 후보)

이우일 후보는 이화영 전 부지사와 함께 수차례 압수수색과 검찰 조사를 받아왔지만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우일 후보와 같이 지역에서 꾸준히 총선을 준비했던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용인갑 지역구에 갑작스레 뛰어든 외부인사들이 어색하다. 김민기 의원(용인을), 정춘숙 의원(용인병), 이탄희 의원(용인정)을 피해 용인갑 후보로 뛰어든 용인 안팎의 인사들을 반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여기에 이언주 전 의원의 전략공천설까지 더해지면 민주당 당원뿐아니라 지역 유권자까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용인갑 민주당 당원은 “용인갑 지역구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권한 지역이 아니다”며 “온갖 인사들이 찔러보는 데 이렇게는 본선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이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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