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강성희 의원, KAIST 학위수여식 졸업생,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등 '분리조치' 당해
경호실 "경호상 위해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 밝혀

[뉴스엔뷰] 지난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대통령경호실 경호원에게 입을 막고 사지가 들려 퇴장 조치됐다.

이 같은 사실이 각종 뉴스와 유튜브 영상이 돌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달 18일에도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도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경호처 경호 요원들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힌 채 퇴장당해 논란이 됐었다.

이번에도 카이스트 졸업식 현장에서 입을 틀어막고 끌려 나가는 모습이 재현돼 대통령실의 과잉 경호가 더 큰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석사 졸업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큰소리로 항의 하면서 입틀막이 재현됐다.

그는 윤 대통령 축사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원복' 문구가 적힌 천을 들어 의사를 표현하려고 했으나 저지당하자 육성으로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해당 학생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학생이나 교수들은 제자나 동료가 끌려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무런 항의나 저항 없이 대통령연설을 듣고 박수치는 모습은 애처롭기만하다.

이들은 카이스트에서 역사상 이렇게 폭력적이고 폭압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때문에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아무런 조치를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입틀막 퇴장'을 당한 신민기 카이스트 졸업생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한 행동이 어떤 것·누구에 대한 업무방해인지 궁금하다""그것이 도저히 표현의 자유로 용납되지 않는 수준의 범법행위였는지 궁금하다"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대통령 행사에서 엄정한 경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관련해 경호상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경호상 위해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이는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18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카르텔 운운하며 R&D(연구·개발)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나"라며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난 1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 의견을 내려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간 사실이 파악됐다.

당시 임 회장은 공식적인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대통령에게 의료 정책 의견 개진하려다 행사장 밖에서 접근을 저지당하다 끌려 나간 것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1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퇴거불응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민주주의를 더 이상 다시 강조할 필요조차 없는 시대적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대체 대통령실 경호원칙이 제왕시대에나 있을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무엄하다'라는 3대 심기경호원칙에 따른 '그입 다물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5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전체 국민의 3.5%가 비폭력 반정부 시위나 집회를 이어가면 정권이 바뀐다"는 것이다.

미국 덴버대 정치학 교수 에리카 체노워스(Erica Chenoweth)2013, 20세기 이후 시민 저항 운동을 분석한 결과이다. 3.5% 법칙의 조건은 명료하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시위나 집회''비폭력'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전제로 한다.

에리카 교수는 비폭력 방식으로 시위가 진행되면 더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비폭력 시위가 폭력 시위보다 성공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1986년 필리핀의 마르코스 정권을 붕괴시킨 피플 파워, 2000년 세르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비폭력 저항운동,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혁명이 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6차 촛불집회에 우리 국민의 3.5%(180만 명)가 넘는 190만 명, 232만 명이 참여해 결국 탄핵을 이끌어 냈다.

당 태종은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君舟人水 水能載舟 亦能覆舟)' 라는 말을 마음속에 각인하며 정치를 했다고 한다.

1980년대로 되돌리며 가짜뉴스라며 방송국과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며 고소고발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기자들과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입까지 틀어막는 폭압적 행태를 결코 국민들은 오래 참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띄운 배를 국민은 언제든 침몰시킬 수 있다는 당 태종의 정치철학을 반면교사하기 바란다.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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