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는 안민석, 유동규는 이재명이 ‘타깃’
2012년, 이정희 “박근혜 떨어뜨리려 출마”
정유라, “안민석, 내 돈 300조 어디뒀나?, 윤지오 데려오라”
유동규, 전광훈 고문 (사랑제일교회 목사) 자유통일당 ‘입당’

[뉴스엔뷰] 난 한 놈만 패”, 코믹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깡패 무대포역을 맡았던 배우 유오성의 유명한 대사이다.

당시 배우 유오성이 맡은 배역 무대포는 영화에서 두들겨 맞으면서도 상대편의 한사람만을 집중적으로 가격했다.

"한 놈만 패겠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사람들. 정치를 희화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 놈만 패겠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사람들. 정치를 희화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번 4월 총선에서 정치 자체를 희화화시키는 코믹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후보의 낙선이나 이미지 하락을 타깃으로 한 총선출마가 이어지면서이다.

우선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낙선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정 씨는 15일 페이스북에 경기 오산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산은 안 의원이 17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내리 5선을 한 지역구이다.

일반적으로 총선 출마자들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출마한다.

물론 정치적으로, 상대방의 낙선을 위해 상대의 표를 갉아먹을 누군가를 계획적으로 밀어 넣기도 하지만 이 정씨의 출마는 그것은 아닌 듯하다.

정 씨는 기탁금만 모이면 인증하고 출마할 것이라며 총선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22년 5월 19일 오후, 최서원씨 딸 정유라씨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열린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22년 5월 19일 오후, 최서원씨 딸 정유라씨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열린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그녀는 안민석 의원을 쫓아다니며 무조건 낙선시키고 싶다며 타깃이 안민석 의원의 낙선이 목표임을 밝혔다.

총선 출마 목표가 자신의 당선이 아니라 안민석의 낙선이라는 것. 안민석 죽이기인 셈이다.

한편, 안 의원은 지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서원 씨의 저격수로 활동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 최 씨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안 의원은 각종 매체에서 최순실 씨의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 원이고,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 컴퍼니가 수백 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다.

다만, 정씨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오로지 안민석, 내 돈 300조 어디에다 뒀냐고 당당히 물어보고, 윤지오를 데려오라고 하는 게 목표라고도 말했다.

그래서인지 정 씨는 완주 안 해도 괜찮으신 분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마가 병원 가셔야 한다고 1일부터 편지가 왔는데 이제 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토 나올 것 같다내 눈치를 보면서 영치금 달라고 부탁하는 엄마도, 줄 수 없는 나도 너무 힘에 부친다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원비, 월세, 엄마 영치금, 포렌식비, 변호사비, 4인 가족생활비, 청주 오갈 때 쏘카 비용 등 총 다섯 명의 삶을 혼자 다 감당하고 있는데 이제 너무 힘들다. 변호사비, 포렌식비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육아비도 너무 숨막힌다여유 자금이 생기면 아이 옷 사주고, 고기 먹이고, 엄마 영치금 만원이라도 더 넣고 빚 갚고, 이게 사는 게 사는 건지 진심 모르겠다고도 적었다.

다만, 정 씨의 출마와 관련 후원금모금 관련 게시글은 삭제가 된 상태다. 후원회를 통하지 않은 개인의 정치자금 수수는 불법이다. 위반 시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놈만 패겠다는 또 다른 인물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열린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입당 및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유 전 사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준 후 악수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열린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입당 및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유 전 사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준 후 악수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불렸던 유 전 본부장은 상당기간 검찰의 힘겨운 수사를 받은 인물로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씨와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개발비리관련 재판에서 각각 증인과 피고인의 입장에 서있다.

지난 14일 유씨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고문을 맡으며, 장경동 목사가 새 대표를 맡은 자유통일당에 입당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장위동 재개발 문제와 관련 그 지역 사회에서 이슈를 만들기도 했으며 광화문 집회의 핵심을 맡아왔다.

유씨는 자유통일당 입당 일성으로 종북 세력들이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다한반도 위기가 도래한다면 모두 이재명 대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은 더 이상 못 보겠어서 나왔다제가 이재명보다는 능력있고 양심이 있다. 저는 최소한 지은 죄를 인정하고 그 멍에를 남은 인생에 두고두고 지고 갈 결심을 한 자라며 자신의 총선 출마 목적이 이 대표 낙선임을 밝혔다.

그는 또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자유통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당 배경을 말했다.

그는 자유통일당 후보로 인천 계양을 출마를 위해 곧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전 기획본부장은 정 씨와 달리 당선되기 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총선 완주와 관련해서도 자신은 단일화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라고 한다.

자신이 당선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를 잡는 데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보다 자기가 훨씬 낫다는 주장이다.

무소속으로도 당선되는데, 군소정당인 자유통일당 후보라고 당선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도 한다.

그는 이 대표가 경기 성남에서 인천 계양으로 도망쳐 왔기 때문에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계양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두 사람이 특정 후보의 낙선과 관련한 출마의 동기를 듣다보면, 과거 2012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의 발언이 기억에서 소환된다.

그는 18대 대선 당시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겁니다.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겁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 3일 전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결과는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며 출마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그는 이후 정치권에서 이슬처럼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안민석·이재명 두 사람을 겨냥해 4월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정유라·유동규두 사람이 이번 총선에서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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