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토사구팽’ 제2의 이준석 될 가능성?
총선 승리-대통령 국정 지지도 영향 클 듯
이준석과 달리 미래 권력으로 성장할 수도
윤 대통령한테 찍히면 여당에서 존립 불가?

[뉴스엔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신에게 맞선 한 위원장을 윤 대통령이 미래 권력으로 인정할 수도 있고, 이준석 대표 사례처럼 쫓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갈등을 빚던 이준석 대표를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에 취임한 뒤, 사실상 토사구팽시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했다. 사진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했다. 사진 / 뉴시스

두 사람 간 갈등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두 사람 간 갈등이 지속됐고, 결국 이 대표는 성 상납 관련 의혹으로 징계를 받고 당 대표직에서 축출 당했다.

이후 시민언론 더탐사에 의해 유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애초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국민의힘을 정권 교체를 위한 플랫폼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이 대표를 방해가 되는 존재라고 여겨 입당 전부터 끌어내릴 생각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결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지방선거까지 연거푸 승리한 당대표가 쫓겨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말 그대로 토끼 사냥이 끝나고, 사냥개가 잡아먹힌 토사구팽이었다.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대통령실의 눈 밖에 나면 가차 없이 제거됐다.

우선 나경원 전 국회의원이 전당대회 완주를 하지 못하고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구성한 김기현 의원이 대통령실의 지원(?)을 받아 무난하게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김기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당대표직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며 물러났다. 한마디로 윤 대통령한테 찍히면 어떤 정치인도 여당에서 존립하기 어렵다는 게 확인됐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4월 총선 이후 이준석 전 대표처럼 토사구팽이 될지, 아니면 차기 권력으로 부상할지 갈림길에 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래 권력으로 부상한 한동훈 위원장을 시키려면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첫째, 국민의힘 총선 승리 여부이다. 한동훈 위원장 체제로 치러진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게 되면 사실상 여권은 한동훈 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꾸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한 위원장은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한 위원장의 위치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새로운 정치적 기반을 획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2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건들 수 없는 정치적 기반을 확보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임태희 전 의원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미래 권력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84.0%라는 역대 대선 경선 사상 최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손쉽게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비대위원장총선 승리미래 권력으로 자리매김해 현직 대통령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차기 대권주자가 됐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가 첫 번째 조건이라면, 두 번째 조건은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다.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높으면 현재 권력으로 미래 권력을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미래 권력이 여당에서 부상할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지게 된다.

그런데 지난 2일 갤럽에서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9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각각 집계됐다.

긍정 평가가 3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2주 차 조사 당시 27% 이후 9개월 만이다.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26%,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3%,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각각 4%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5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범위 95% 신뢰 수준 ±3.1%) 결과, 차기 대선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5%, 한동훈 위원장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42%로 나타났다.

이처럼 두 사람이 오차 범위 내에서 초박빙으로 차기 대통령감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미래 권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구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것도 한동훈 시대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한 위원장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라고 물은 결과, 52%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 평가는 40%였다. 이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20218)의 긍정 평가는 37%, 김기현 전 대표는 20%대 후반(20236·1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계속 30%대 근처 박스권에 갇혀 있게 될 경우 미래 권력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처럼 토사구팽되기보다는 총선 이후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장관자리를 비워두고 차관만 바꾸자 총선까지 차관 대행 체제로 갈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그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그만큼 한동훈에 대한 VIP의 믿음이 대단했었으나, 돌연 박성재(전 서울고검장)를 장관으로 지명했다라며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을 듣지 않더라도 검찰의 영향력을 쥐고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충돌이 약속대련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미래권력으로의 확실한 자리매김은 총선이후 상황대처에 달렸다는 의미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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