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자살은 자살이 아니다.
권력, 자살당할 사람 찾는다?

[뉴스엔뷰] 지난 달 천만배우 이선균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에 국·내외 팬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충격을 받았고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다.

이선균씨의 죽음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이 국민을 죽음으로 내 몬 대표적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도 권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노회찬 전 의원 등을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어 결국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일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선균씨 역시 경찰은 지난해 10월 마약 투약 의혹을 언론에 흘리며 내사와 수사상황을 거듭 공개하는 등 사망에 이르는 1227일까지 70일의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난도질을 가하며 회복 불능의 망신을 주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 씨는 이 기간 동안 소변, 모발, 체모 등 3차례 검사에서도 마약이나 기타의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수사 상황과 심지어는 수사와 관계없는 내용을 흘리며 재기 불능 상태로 몰아갔다.

또한 언론은 사실 확인도 없이 하이에나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경찰이 던져주는 기사거리를 받아쓰며 늘어나는 조회 수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70일 동안 배우 이선균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보도는 2872건을 기록했다. 책임 없는 언론, 그들에게는 이럴 권리가 없다.

결국 이 죽음에 국민들은 방관자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의 선택이 더욱 안타깝고 애석한 것이다.

경찰과 언론, 정치권의 공동의 이익을 위한 희생양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할 수 있다. 이슈를 이슈로 덮어 왔던 사실을 국민들이 깨우쳤기 때문이다.

때문에 배우 이선균씨의 극단의 선택에 국민은 안타까워하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이선균씨의 마약투약 의혹 수사 등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이 마약과의 전쟁 선포와 그에 대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정치적 술수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선균씨는 지난 해 12. 23일부터 12.24일 새벽까지 19시간에 걸쳐 마약혐의와 관련해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사망하기 전날인 26일에는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이선균과 유흥업소 실장 간의 대화(마약 혐의를 추정하는 내용녹음 파일)를 폭로해 올리기도 했다. 이 녹음 파일을 누구에게 제공받았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나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일련의 사안들은 마치 이선균이 녹음파일 폭로에 더더욱 충격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처럼 매끄러운 스토리를 구성한 듯한 고도의 기획처럼 읽히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이선균의 사망이후 경찰은 더 이상의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한 마약공급 또는 유통조직을 밝혀냈다거나 수사의 진행 상황도 더 이상 공개하거나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애초에 이슈를 이슈로 덮기 위한 기획이 아니었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이선균의 사망 뒤에도 일부 언론은 그에게 마약투약 혐의의 프레임을 씌웠다.

이미 3차례의 검사에서 음성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에게 찍힌 낙인은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

정론직필을 앞세우는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은 이선균씨에 대해 경찰이 제공하는 수사상황은물론이고 그가 사망했을 때도 수십 건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며 기사 조회 수 올리기 열을 내고 있었던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향후 이들의 기사에서 배우 이선균의 사망과 관련 책임있는 반성이나 사과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선균씨의 사망 다음 날인 28, 한 대표적 메이저 언론은 이선균씨 죽음과 관련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씨가 27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배경에는 유튜브나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소셜미디어·인터넷 게시판에 무분별하게 퍼진 미확인 정보들이 있었다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상당 수 시민은 이들의 적반하장 격 태도에 대해 벼르는 듯한 모습이다.

봉준호 감독은 29개 문화 예술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경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진상 규명과 기성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이선균씨를 죽음으로 내 몰았음에 반성을 촉구하며 경찰과 언론에 대한 항의집회를 이끌고 있다.

특히 고인의 비공개 출두 요청에도 불구하고 3차례나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주기식 수사를 한 경찰의 수사행태에 대해서도 또한 공개된 대중문화인 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까지 무차별적으로 노출시키는 언론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은 과거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인 등 스타들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포털의 악의적인 댓글을 원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로 인해 포털에서는 댓글을 막거나 실명을 공개하도록 했으나, 그 책임의 전면에는 사실 언론에 있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부인해서도 안 된다.

권력기관들에게는 정권과의 상호작용 아래 모든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으며, 따라서 정권유지를 위해 필요에 따라 누구든 희생시켜도 된다는 오만함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누구나 잠재적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칼럼니스트 배상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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