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체제, ‘황교안 시즌2’?
공천 실무 주도 ‘사무총장’에 초선
野 이재명 대표 테러로 전화위복?
이낙연 신당 추진 제동 걸릴 듯

[뉴스엔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체제가 출범하면서 순항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년 전 황교안 대표 체제가 오버랩되면서 황교안 시즌2’가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황교안 당대표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 검찰 출신이면서 정치 초년병으로 원내 의석 100석이 넘는 정당의 당권을 장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서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서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특히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는 사무총장에 박완수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박 의원(현 경남도지사)은 경남 창원시장 3선을 했지만, 중앙정치권에서는 초선 의원이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22대 총선 공천을 이끌 사무총장으로 초선도 아닌 0.5선인 장동혁 의원을 임명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 20226월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기 때문에 국회의원 생활은 1년 반 정도밖에 안 된다.

비례대표로 승계한 일부 극소수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국회의원 가운데 막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막내에서 총선 공천 실무작업을 주도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도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 전 초선 사무총장을 임명한 황교안 대표는 민주당 등 진보계열 정당에 190석에 가까운 의석을 헌납했다.

물론 당시 공천 실패가 온전히 사무총장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인 김형오 공관위의 공천 실패가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당시 초선이 아닌 중진 사무총장이었다면, 공관위가 후보자를 지역구에서 빼내 이곳저곳 옮겨 공천하는 유랑공천에 제동을 걸었다면 21대 총선처럼 전멸에 가까운 패배는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초선에게도 무거운 사무총장의 역할을 0.5선이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하는 사무총장들이 단명한 것도 유사하다. 황 대표 체제하에서 3명의 사무총장 평균 재임 기간은 3개월 반 정도였다.

초대 사무총장이었던 한선교 의원은 막말파문에 휩싸이면서 임명 3개월 만에 그만뒀고, 다음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재선의 박맹우 의원도 5개월 만에 사퇴했다.

마지막 사무총장인 박완수 의원은 20202월에 임명돼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했다.

현재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서기 전 김기현 대표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 사무총장도 3번째 바뀌었다.

김기현 대표 첫 사무총장은 재선 이철규 의원이 임명됐지만, 8개월 만에 하차했다. 이어 재선 이만희 국회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됐지만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서 3개월 만에 하차했다.

4·10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선 사무총장을 0.5선으로 교체한 것은 다소 의외인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어쨌든 제22대 총선을 4개월도 채 남기지 않고 공천 실무를 주도할 사무총장에 장동혁 의원이 임명되면서 4년 전 발생했던 사무총장 단명 사건이 재연되고 있다.

더구나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사무총장 수난사는 정치권의 징크스처럼 전해지고 있다.

역대 사무총장이었던 이방호·권영세·황진하 전 의원 등이 줄줄이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사무총장=낙선이란 공식 아닌 공식이 회자됐다. 사무총장이 곧 정치인의 무덤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는 비대위원의 막말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민경우 비대위원이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비대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정치인으로서 첫 출발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대표직 유지에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다가오는 총선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응답이 42%,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49%로 현 정부 견제론이 앞섰다.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견제론이 우세했다. 중도층의 56%가 정부 견제를, 34%는 정부 지원으로 견제론이 앞섰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의 이재명 대표 사퇴·비대위 요구를 이 대표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총선을 앞두고 친명 체제는 더욱 공고해 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비공개 회동을 하고 통합 방향을 논의했지만, 각자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이재명 대표로부터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히며 분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가 테러당하면서 당분간 이재명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쥐고,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다소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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