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길이냐? 이회창 길이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롤 모델은?

[뉴스엔뷰] 정치권에 한동훈 시대가 개막됐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대권 수업에 나섰다.

12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대권주자 가운데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 및 호감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이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20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45%, 이재명 대표는 41%로 나타났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47%를 얻은 한 비대위원장이 42%를 얻은 이 대표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동훈, 이재명 두 사람 간 양자대결 첫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완승을 거둔 것이다. 보수 유력 대권주자로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대통령감을 묻는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줄곧 이 대표가 선두를 유지했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롤 모델이 누구일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한 위원장이 노태우 대통령의 길을 갈 것으로 예측했다.

조 전 장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완벽한 검찰공화국의 수립을 위한 포석이 놓였다면서 이제 , , (=용산)’이 모두 검찰 출신에 의하여 장악되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2019검찰 쿠데타가 시작되었다고 문제 제기했을 때 과한 규정이라고 동의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 앞 다투어 검찰 쿠데타란 말을 쓰고 있다고 했다.

군부(軍府)독재는 오래전 종료했지만, 이제 검부(檢府)독재가 들어섰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정치학 용어를 쓰자면, ‘군부 쿠데타는 총, , 탱크를 쓰고 단박에 이루어지는 경성’(硬性) 쿠데타였다면, ‘검부 쿠데타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쓰고 단계 단계 이루어지는 연성’(軟性) 쿠데타라고 설명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의 핵심부에 검찰 출신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집권당 최고직에 검찰 출신 왕세자가 자리 잡았으니, 국민의힘 내부 구성과 역관계도 재편될 것이라며 “12.12쿠데타 후 ‘5치하에서 하나회가 당정청 핵심을 틀어쥔 것의 재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느 쿠데타건 쿠데타 세력은 세력을 공고히 하고 집권을 영속화하기 위하여 모든 짓을 다 한다면서 “‘쇼쇼쇼가 준비되고 있다.

하나회세력은 ‘6.29 선언으로 ‘2인자노태우 당선을 이루어내고 집권을 연장했다.

한동훈도 노태우의 길을 가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6.29 선언후 어떻게 노태우가 당선되었는지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 후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 후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노태우 대통령은 6.29 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고, 새로운 헌법에 따라 국민 직선제로 치러진 제13대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특히 대통령에 취임하자 5공 청산론을 받아들여 군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정리했고, 정치 활동이 금지된 재야인사를 대거 복권하고 언론 자유를 확대하며 중도통합에 나섰다.

노태우의 길은 정권 2인자로 군림하다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과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조국 전 장관의 예측처럼 노태우의 길을 걸을지는 미지수다. 이회창의 길을 걷지 않으리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법대에 법조인 출신이다. 정치 신인 상태에서 당권을 잡았다는 점도 같고, 금수저 출신인 것도 같다.

이회창 총재가 정치권에 입문했을 당시 신한국당이 집권당이었던 것처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권에 입문한 지금 국민의힘도 집권당이다.

민정계와 민주계의 지지를 받았던 이회창처럼 한동훈도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전 총재가 국무총리를 지내고 60세가 넘은 나이에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만 50세에 집권당 대표가 됐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회창 총재는 3김 정치의 청산을 강하게 주장하는 등 김영삼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출당시켰다.

그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국가 부도사태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 인기가 추락하자 손절한 것이다.

결국 이 총재는 당권을 장악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등 당의 주도권을 쥐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때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황 전 대표는 총선 패배로 사실상 대권주자에서 밀려났다. 따라서 한동훈 위원장이 대선주자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기현 전 대표처럼 폐기처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동훈 위원장이 노태우의 길을 갈 것인지, ‘이회창의 길을 갈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 볼 일이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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