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비례정당 추진으로 연동형 무력화 나설 듯
기본소득당-시대전환, 더시민당으로 원내 진출
이념간격 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

[뉴스엔뷰] 내년 4월 총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제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거대정당들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 대신 과거 선거제도인 병립형으로 회귀 조짐도 보인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들릴 뿐이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금 공동대표, 조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 / 뉴시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금 공동대표, 조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대표의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 홍익표 원내대표의 연합비례정당 필요성 언급 등이 대표적인 병립형 회귀 조짐이라고 할 수 있다.

연합비례정당도 연동형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사실상 병립형 선거제도라고 해도 무방한 제도이다.

, 지난 선거 당시부터 연동형 비례제도를 공식적으로 반대한 국민의힘은 물론 원내 제1당인 민주당도 위성정당 방지라는 명목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회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탄희·김두관 등 더불어민주당 및 군소정당들을 중심으로 병립형 선거제도로의 회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여야가 눈치를 보며 강력하기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치권에선 거대 양당의 병립형 선거제도 퇴행 즉각 중단 및 위성정당 금지 약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탄희 국회의원은 13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선거제 퇴행, 양당 카르텔법 도입 논의 중단를 주장하며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닙니다. ‘멋지게 이깁시다’.”라며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깁시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증오정치의 반대말은 문제해결정치·연합정치’”라며 문제해결정치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같은 정책을 가진 세력과 연합하는, 연합정치의 길을 가야 합니다라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유지를 제안했다.

당내 반발 등으로 원내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민주당은 연동형을 유지하는 대신 4년 전인 2020년처럼 비례연합정당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또다시 뻐꾸기둥지당이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시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위성정당이었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었으며, 더불어시민당은 범여권 비례연합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더불어시민당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가자환경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평화인권당 등이 공식 참여해 출범했다.

21대 총선에서 17석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배출했는데, 선거 후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은 각각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복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동형 선거제도가 유지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에서 또다시 비례연합정당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민주당의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군소정당들과 함께 뻐꾸기둥지인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민주당 지도부의 언급에 당내 비주류 세력인 원칙과 상식5꼼수위성정당 탐욕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러한 지도부의 태도는 이재명 민주당의 일관된 반민주적 태도이며 정치의 명분과 국민께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행태라며 현행 선거제도의 외형을 유지해 비난을 피하면서, 사실상의 위성정당 역할을 할 연합 비례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지도부의 의도는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민주당식 꼼수정치의 현주소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1인 정당인 기본소득당도 비슷한 위성정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본소득당은 민주당을 숙주로 삼아 원내진입을 꾀하는 정당이며 남의 정당이니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고도 했다.

17일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대표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17일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대표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17,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새로운선택과 정의당 소속 류호정 의원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한 세번째 권력의 공동 창당대회가 열렸다.

정치권에선 새로운선택과 세번째권력은 이념적 지향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이들이 공동창당까지 한 것과 관련, 새로운선택은 정치 활동에 익숙한 당원 등이 필요했으며, 세번째권력은 정당 플랫폼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양측은 법률적 창당 절차를 완료한 새로운선택을 플랫폼으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제3지대 연합정당으로 확장하겠다는 공동 합의문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 등 제3지대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금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선택은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년 후인 2027년 대선에서는 집권에 도전하고 2032년까지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소위 ‘87년 체제’,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뜯어고치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는 이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궁극적으로 개헌을 통해 내각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세번째 권력 공동대표 류호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축사를 했으며, 또한 정의당을 나와 새로운선택의 공동대표를 맡은 조성주 공동대표는 비토와 팬덤만 남은 양당의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라며 현 정치상황을 규정하고 그래서 이준석 전 대표가 윤핵관에게, 금태섭 대표가 민주당 강성지지층에서, 류호정 의원이 정의당에서 비난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을 탈당하지 않고 비례대표 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류 의원에 대해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일단 선거연합정당 추진과 관련 가장 적극적인 쪽은 정의당과 녹색당이다. 정의당은 11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22대 총선에서 당의 비전과 가치에 함께할 수 있는 세력들과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한 유럽식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민주노총 등 노동세력, 녹색당 등 진보정당, 지역 정당 등 제3의 정치세력과 연합정당 운영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녹색당도 1022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긴급한 기후 현안 해결을 위한 원내 진입을 목적으로, 특정정당과 신설 또는 흡수합당이 아닌 선거연합 정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126일 임시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2024년 총선에서 기후정치 세력화와 거대 양당 체제 타파를 위한 원내진입을 목적으로 기후·녹색운동 및 진보정당과 강력한 선거연합을 추진하며, 정의당을 시작으로 선거연합 정당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군소정당들까지 선거연합 정당 추진에 나서면서 거대 정당과 연합할 경우 연동형 제도는 병립형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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