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필승카드? '글쎄'…서울포위론 vs. 분도론
‘세대포위론’으로 여당 대선·지선 연거푸 승리
‘서울포위론’ 뉴타운 공약만큼 폭발력 있을까?

[뉴스엔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안은 내년 4월 국민의힘의 총선 필승카드가 될 수 있을까.

하남, 광명, 부천, 고양 등 서울과 생활권이 겹치는 다른 도시들도 서울 편입 문제로 들썩이면서 여권이 일단 총선 이슈 선점에는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대표의 선거전략 ‘서울포위론’이 이명박 정부 당시 ‘뉴타운 공약’처럼 수도권 선거 민심에 어느 정도의 폭발력으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현 대표의 선거전략 ‘서울포위론’이 이명박 정부 당시 ‘뉴타운 공약’처럼 수도권 선거 민심에 어느 정도의 폭발력으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김포시 서울 편입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른 논의 과정에서 나온 주장이다.

한마디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주장은 아닌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말이다.

김포시 서울시 편입안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세대포위론를 떠올리게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당시 이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은 국민의힘이 20·30세대을 끌어들여야 각종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여당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30대와 60대 이상을 묶어 40·50세대를 포위하는 게 세대포위론이라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안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 기초자치단체들을 묶는 사실상 여당의 서울포위론이 포문을 열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당은 지난 2016년 국회의원선거부터 2017년 대통령선거-2018년 지방선거-2020년 국회의원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하던 정당을 세대포위론으로 일거에 상황을 뒤집으며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 젊은 남성층이 좋아할 만한 어젠다(여성가족부 폐지, 군인 병사 월급 200만원)를 내세운 세대포위전략으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도론 vs. 메가서울론을 꺼내며 서울 편입안, ‘서울포위론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메가서울은 고급인력의 집중, IT 인프라 및 교통, 통신 등의 인프라 확보, 1천만 명이 넘는 거대한 소비시장,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R&D 센터나 지역본사의 입지 등 혁신과 생산성 면에서 월등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게 박 의원 주장의 핵심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 도쿄, 나고야, 오사카를 수퍼 메가리전(Super Mega Region)으로 만들고 있고, 중국도 주강 삼각주, 장강 삼각주, 징친지 등 10대 초대형 도시권 전략을 펴는 등 세계는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메가시티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도를 추진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직격했다. ‘분도론은 세계적인 트렌드에도 맞지 않고, 도시발전에 저해요인이 되며, 정치인과 공무원만 좋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작고 가난한 경기북도를 신설해봐야 정치인과 공무원만 좋은 일이라는 주장도 폈다. , 분도가 되면 없던 도지사, 부지사, 실장, 국장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수십 개의 산하기관이 만들어지고, 각종 관변단체 또한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81년 대구광역시 승격으로 공무원 수 2배 증가(5,5439,400)했고, ‘86년 광주광역시 승격으로 공무원 수는 3배 증가(2,6416,608) 경상비는 4배 증가(217억 원 941억 원)했다는 게 분도론에 반대 주장을 펴는 근거로 제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박 의원은 앞서 메가시티로 주민 불편을 덜어드리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작금의 트렌드라며 주민의 생활권과 행정구역을 일치시켜주는 노력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기에 고양·구리·하남·성남·남양주·의정부·광명 등도 주민의 뜻을 묻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도 총선용 이슈로 활용할 경우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읽힌다.

경기도 기초지자체의 서울 편입을 통한 국민의힘 지지세력 확보 전략서울포위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갈라치기’, ‘선거용 포퓰리즘’, ‘천공 배후설등을 제시하며 반론을 펴고 있다.

특히 분도론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경제와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국민 갈라치기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면서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 정책인데 반해서 여당 대표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김포시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지하철 5호선 노선 확장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한 조속한 추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국회의원(광주 서구갑)2수도권과 지역을 완전히 갈라놓아 두 개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주장이라며 전국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진행해야 할 행정체계 개편을 서울 확대와 같이 단편적이고 즉흥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두 동강 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같은 당 신영대 국회의원은 1“‘김포 서울 편입천공 지령? 국민이 천()() 합니다!”라며 김포 서울 편입 추진을 천공과의 연결로 의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천공은 유튜브 강의에서 모든 경기도를 서울로 통폐합해야 한다”, “경기도를 수도권이라하지말고 수도서울로 바꿔야 한다”, “경기도하고 서울하고는 하나다라며 메가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가칭 수도권주민편익 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과 김포의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지방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동기부여를 받고 주민 설득에 힘을 얻어 메가 경제권 조성에 속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갑자기 전국적 행정 개혁을 꺼내 논점을 흐리거나, 심지어 포퓰리즘이다. 국토 갈라치기다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그는 야당 몇몇 인사들은 역술인 배후설까지 제기하는데 모처럼 여야가 정책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질 낮은 루머 논쟁으로 낭비할 생각인지 안타까울 뿐이라며 음모론은 민주당 사유 구조의 뿌리 깊은 내적 특성인지 중요한 사안이 나올 때마다 튀어나와 무의미한 정쟁을 유발하곤 한다.”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천공의 자료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천공의 자료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편 국민의힘의 메가 서울전략에 대해 민주당은 행정체계 대개편을 제안하고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당은 전부터 부산·울산·경남 지역,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 개편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은 자신들이 뭉개왔던 5호선 연장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해야 한다노선안의 조속한 확정과 예타 면제를 통해 당장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그동안의 무책임에서 벗어나 방안을 가져오면 민주당은 적극 협력하고 예산도 반영할 것이라며 “9호선 연장도 검토해 신속히 결론을 내리고, 이에 따른 추진도 진행할 것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얄팍한 생각만 하지 말고 수도권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메가 서울주장과 관련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과연 타당한 안건이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김용태 전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국가안보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대한민국 수도는 북한과 맞대고 있는 전방지역이 될 것이라며이것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합당한가. 국민의힘이 지켜온 가치와 원칙에 합당한 것인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께서도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은 마당에,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 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나라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아닌가라는 뜻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가 추진하는 서울포위론선거전략이 이명박 정부 당시 뉴타운 공약처럼 수도권 선거 민심에 어느 정도의 폭발력으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략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해서 나름의 성과를 나타내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김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국민의힘에 힘이 실리느냐 아니면 각자도생의 나락으로 가느냐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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