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3,208회 6,613명 모집공고 냈지만 응시율은 절반 조금 넘어
응급의학과, 내과 , 산부인과 , 영상의학과 , 외과 등은 더 힘든 상황

[뉴스엔뷰]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방침에 의사협회 등 의사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공공의료의 거점 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이 의사를 뽑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병원노동조합공동투쟁연대체가 지난달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 인력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고 인력 정원확대, 공공의료 확충, 불법의료 근절,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립대병원노동조합공동투쟁연대체가 지난달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 인력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고 인력 정원확대, 공공의료 확충, 불법의료 근절,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으로부터 2021년부터 2023년 9월 말까지의 진료과별 전공의와 인턴을 제외한 의사직 모집공고 및 응시자, 합격자, 채용인원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제주대병원은 149번 모집공고를 냈으나 모집공고에 응시한 사람의 비율은 19.8%에 불과했다. 그 결과 2023년 8 월 말 기준 제주대병원의 의사직은 정원의 78.7% 였다. 경상대병원 본원도 응시율이 낮아 27.1% 에 불과했고, 의사직 정원대비 현원은 65.9%에 불과했다. 경상대병원 창원분원도 응시율은 30.8% 에 불과했고, 강원대병원(32.8%), 경북대병원(43.0%)도 충북대병원(46.1%), 충남대병원(본원, 48.0%)도 의사직 모집공고에 응시한 인원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의 공공의료 거점 핵심병원인 국립대병원들 대부분이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국의 국립대병원들은 진료교수, 임상교수, 연구교수, 공공임상교수, 전임의, 촉탁의, 계약직 의사 등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의사직을 뽑고 있었다. 이는 대학에서 교원으로 선발해 대학에 소속을 두고 있는 달리 병원 예산으로 선발하는 의사직을 의미한다. 문제는 국립대병원들이 환자 진료를 위해 선발하는 의사를 제때 선발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응시율이 제일 낮았던 제주대병원은 정원에 없는 계약직 의사를 포함해도 의사직 현원이 정원대비 78.7%에 불과했고, 제주대 다음으로 응시율이 낮았던 경상대병원 본원의 경우는 의사 현원이 65.9% 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의사직 모집에, 응시율이 높을수록 의사 확보율도 높았다. 응시율이 상위권이던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은 모두 의사 확보율이 80%를 넘어섰다.

주목할 것은 지역 국립대병원 의사직 응시율이 낮은 지역일수록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의 비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지역 의과대학이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한 것은 2014 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이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에는 의과대학과 한의대학 등이 지역균형인재전형을 통해 지역학생을 선발하도록 권고하였을 뿐 의무 조항이 아니었다. 이에 대학별로 지역인재전형의 기준이 달랐다. 그 결과 지역별로 해당 지역 학생이 의과대학에 합격하는 비율이 달랐다. 실제 본격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이 시행된 2015학년도의 경우 제주대학교는 지역인재전형을 별도로 시행하지 않았다. 강원권도 지역인재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12.4% 에 불과했다. 대구·경북지역도 16.3%에 머물렀다. 특이한 것인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학생 선발 비율이 낮은 지역과 국립대병원의 의사 모집공고 응시율이 낮은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인재육성이라는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진료과별로는 필수 의료일수록 의사직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의사를 뽑기 위해 전체 국립대에서 2021 년부터 202 년 9월까지 총 200회의 모집공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회의 모집공고에 응시한 비율은 25.2%에 그쳤다. 그다음으로는 내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순으로 모집공고에 응시를 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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