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머스크·베이조스·브랜슨 등 우주산업에 적극
스페이스X, 스타십 첫 발사 실패…발사는 계속된다.
NASA 손잡은 아르테미스, 52년 만에 ‘달 착륙’ 도전

[뉴스엔뷰] 일론 머스크(Elon Musk),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이 세 사람을 한 데 모아두면 떠오르는 단어는 슈퍼리치’(Super-rich). 천문학적 금액의 자산을 보여했다는 이 슈퍼리치들은 남다른 모험심을 가진 사업가라는 면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써도 써도 넘쳐나는 돈을 가진 이 세 사람이 우주산업에 돈을 쏟아부으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그리고 리처드 브랜슨 등, 억만장자 사업가들의 우주 산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 / 뉴시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그리고 리처드 브랜슨 등, 억만장자 사업가들의 우주 산업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 / 뉴시스

우주산업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Space-X)',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3파전이다. 우주관광의 실현이 머지않은 미래로 전망되면서 억만장자들의 우주산업 경쟁이 치열해졌다.

화성을 향해서

인류는 여러분의 생애에 화성에 도달할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 최초로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이미 3년 전인 2020년 국제화성학회 인터뷰를 통해 스타십 우주선을 이용해 2024년에 화성 탐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 우주선으로 1,000대의 선단을 구성하면 한번에 10만 명식 운송할 수 있다면서 지구-화성 간 동기궤도가 열릴 때마다 10만 명의 사람을 화성으로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꿈, ‘화성 이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번에 100명 또는 150톤의 화물을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는 우주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만든 것이 우주선 스타십이다. 스타십 우주선은 길이 120m, 직경 9m로 아폴로 계획 당시 달 탐사 용도로 만들어졌던 '새턴 V'(길이 110.6m)를 제치고 사상 최대, 최고 성능의 로켓으로 제작됐다. 1단부 슈퍼헤비 로켓에 장착된 33개의 랩터 엔진은 총 추력 7590톤으로 새턴 V2배가 넘는다.

지난 4월 17일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첫 궤도 시험비행을 앞둔 미국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4월 17일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첫 궤도 시험비행을 앞둔 미국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이 발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스타십은 말 그대로 우주에서 행성과 행성을 오갈 수 있는 우주선이다. 스타십은 80~1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우주선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로켓처럼 자체 추력을 내 우주 공간에서의 비행이 가능하다. 또한 복귀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우주선에서 분리된 1단 로켓이 지상의 착륙장이나 바다의 착륙선으로 비행해 수직으로 착륙하여 모든 부분의 재사용이 가능하다.

실패 그리고 성공

머스크가 꿈꾸는 대로 30년 내 화성 이주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스타십의 첫 시험비행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전 833(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 우주발사기지에서 발사된 스타십이 이륙한 지 약 4분 만에 39상공에서 공중 폭발했다. 당초 발사 후 252초 후 1단부 로켓 부스터(슈퍼 헤비)2단부 로켓 스타십이 분리돼야 했으나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계획되지 않은 급격한 분리'가 이뤄졌다.

스타십의 첫 시험발사는 출발 전부터 불안함이 있었다. 당초 계획보다 5분 가량 늦게 발사된 데다 발사 직후 모두 점화되어있어야 할 엔진 33개 중 3개가 점화되지 않았고, 발사 29초 뒤에는 엔진 뒤쪽에서 부품이 터지듯 깨져나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로 두 개의 엔진이 더 꺼졌다.

발사체의 각도도 문제였다. 결국 하늘로 솟구친 비행각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스타십 발사 시스템이 통째로 회전하는 이상징후가 포착됐다. 스타십 발사 시스템은 252초에 이미 분리 되었어야 했던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은 채로 텀블링 하듯 빙글빙글 돌다 결국 발사한지 359초 만에 안전을 위해 자폭했다.

스타십의 첫 비행 실패와 함께 머스크의 자산 126억 달러(한화 약 17조원)가 사라졌다. 앞서 테슬라의 리콜로 하락했던 테슬라의 주가가 이날 무려 9.75% 폭락한 162.99달러로 마감됐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의 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알려진 예상 손실액만 126억 달러다.

스페이스X는 이번 스타십의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사상 최대 크기의 로켓인 스타십이 단 몇 분이지만 비행에 성공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스페이스X는 발사 이후 "이번 시험 비행은 스페이스X가 생명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내려 할 때 스타십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데이터를 검토하고 다음 비행 테스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장은 총 5곳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승인된 스페이스 론치 콤플렉스6’(SLC-6) 발사장을 포함하여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와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 발사장, 텍사스 남부의 자체 발사장 '스타베이스',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의 기존 발사장 SLC-4E 등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장을 한 곳 더 추가하면서 점점 늘어나는 발사 수요를 소화하는 데 여유가 생겼다고 전했다.

SINCE 1972

이제 달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이번엔 머물기 위해서요.”

머스크와 어깨를 견줄 우주산업 리더는 제프 베이조스다. 아마존의 창업주 베이조스는 지난 20년간 아마존 수익금의 일부를 우주개발프로젝트 블루 오리진에 투자했다. 블루 오리진은 준궤도 우주관광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 우주기업이다. 머스크가 화성 이주를 꿈꾼다면, 베이조스의 꿈은 이다. 베이조스는 지난 2019년 유인 달 착륙선 블루문과 함께 달을 향한 자신의 원대한 꿈을 공개했다.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 로켓 기업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서 달 착륙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 로켓 기업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 공개 행사에서 달 착륙선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블루 오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21세기 인류 달 착륙 미션을 수행한다. 여성 우주인 중심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는 나사와 세계 21개국이 참여하는 유인 달 프로젝트로, 오는 2024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미국은 아폴로 계획 이후 52년 만에 달에 다시 가게 된다. 나사는 블루 오리진과 합작한 아르테미스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 달 표면과 궤도에 우주기지를 건설하고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베이조스가 달에 가려는 이유는 머스크와는 차이가 있다. 베이조스의 달 착륙은 거주지 개척이 아닌 산업 단지의 이주가 목적이다. 베이조스는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중공업 등을 우주로 옮겨 우주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달이 선택된 데는 화성보다 지구와 가까운 거리라는 것이 컸다. 지구의 중공업 인프라를 옮겨 두고 지구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우주 여행객

괴짜로 잘 알려진 버진 갤럭틱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우주산업에 열을 올리는 세 명의 억만장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우주산업 삼파전의 주인공 중 가장 먼저 상업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21년 수송선 'VMS 이브'에 실린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이륙했고 1시간 뒤 지상에 무사히 귀환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브랜슨은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 버진 갤럭틱 임원 3명과 VSS유니티에 탑승해 우주 관광을 체험했다. 브랜슨이 이날 우주를 다녀 온 방식은 가장 초보적인 형태의 우주 관광이다. 모선인 'VMS 이브'가 동체 아래에 '유니티'를 매달고 8.5마일(13.6) 상공으로 올라간 후 유니티를 분리했고, 유니티는 음속 3배인 마하3의 속도로 우주의 가장자리를 향해 날아올라 고도 55마일(88.5km)로 상승한 후 약 4분간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8년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서 자신이 이끄는 우주기업 버진 갤럭틱의 유인 우주왕복선이 82km 고도에 도달하는데 성공한 후 비행사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영국 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8년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서 자신이 이끄는 우주기업 버진 갤럭틱의 유인 우주왕복선이 82km 고도에 도달하는데 성공한 후 비행사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VSS유니티의 비행 고도를 두고 우주여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의 기준으로는 고도 100km 이상(카르만 라인)을 우주로 쳐주기 때문에 버진 갤럭틱의 방식으로는 본격적인 우주 관광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나사의 기준으로는 고도 80km부터를 우주로 보는 데에 무리가 없다는 반박도 있었다.

앞서 출발한 데 비해 브랜슨의 성과는 아쉬운 수준이다. 항공기와 로켓을 조합한 방식을 택했던 브랜슨의 우주 기업 버진 오빗이 재정난을 겪다 파산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버진오빗은 지난 3(현지시간) 미국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버진 오빗은 브랜슨 '버진 갤럭틱'에서 2017년 분사된 회사다. 버진 오빗은 2021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한때 기업 가치가 40억달러(52400억원)에 달했으나 2년도 되지 않아 무너졌다.

브랜슨의 버진 오빗은 기술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었다. ‘버진 오빗은 보잉 747기를 이용한 새로운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었다. 항공기에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싣고 상승 후 우주 궤도를 향해 발사하는 공중 발사 방식으로, 다른 우주선보다 로켓 발사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새로운 시도는 결국 시도에 그쳤다. 2020년부터 시도한 6차례의 발사 중 2차례 임무에 실패했고 손실액은 불어났다.

브랜슨은 우주산업에서 일단 한 걸음 물러나는 분위기다. 그는 버진 오빗에 지난 4개월 동안 6000만달러(786억원)를 투입했으나, 더는 지원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진 오빗은 지난달 3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비용 감축을 위해 전체 인력의 약 85%에 해당하는 675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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