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희생에 NO 부당한 요구에 NO

[뉴스엔뷰] 당신의 가족은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꼴 보기 싫은 가족 때문에 오히려 멀리 떨어져 사니깐 속편하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정상일까 아니면 비정상적 형태일까?

사회가 급변하고 복잡해지면서 가족도 여러 사건들과 가족원 간의 갈등, 불화 문제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김은주 교수 심리학박사
김은주 교수 심리학박사

요즘 시끌벅적하게 핫 이슈가 된 연예인 가족사부터 극히 평범해 보이는 가족까지 자신들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소통에 문제가 되어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작은 공동체의 가족이 서로에게 아픔과 고통,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심지어 돈 때문에 폭행. 그리고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곤 한다.

가족은 마치 시계태엽처럼 서로가 연결되어, 한 사람의 문제나 증상이 다른 가족들에게 영향을 주며 역기능적인 상호 작용을 한다.

그런데 세상에서 서로 사랑해야 할 마땅할 가족들이 친밀한 관계보다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갈등을 겪은 이유는 왜일까?

지구별에서 인간에게 가족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괴로운 것일까?

각 국가마다 가족에 대한 법과 문화는 다르다. 특히 한국은 유교적인 관습에 너무 많이 영향을 받은 나라이다.

아직도 유교적 문화의 가부장적 가족문화는 가족에게 부여한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작은 가족일지라도 가정 안에 각자의 롤 플레이라는 규칙이 존재한다. 만약 그 규칙에 의해 누군가가 희생된다면 그것은 당연하다고 믿어왔다.

특히 한국에서는 장남에게 절대적 권한을 부여한다. 장남은 집안에 대한 책임감을 견디는 대신 수많은 보상 속에 성장한다.

부모의 부재 시 부모의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또한 남아 선호 사상 탓에 딸은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동생들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는 눈물의 K-장녀가 있다.

즉 한국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가부장제로 인한 피해자들이다. K-장녀는 Korea(한국)의 앞 글자 K와 장녀를 합친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이다.

딸은 사람들의 감정을 포착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부모님의 방향, 특히 어머니의 의사결정을 따라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것이 숙명처럼 당연하다고 세뇌 되었고 특히 장녀는 불쌍한 엄마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 즉 부채의식을 느끼도록 사회화 되었다.

딸은 사회가 규정한 여성 프레임 안에서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의 강박관념을 미성숙 된 부모들은 자녀에게 강요한다.

그로인한 선한 자녀는 엄마와 거리를 두지 못한다. 이는 부모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 죄책감을 느끼도록 세뇌당한 것이다.

일종의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누구나 당할 수 있지만 자신이 피해자거나 가해자라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른 폭력과 달리 연인, 부부, 부모 자녀, 상사와 부하직원과 같이 아는 사이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대체로 평등한 관계보다는 위계질서나 권력 구조가 있을 때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은 고전영화 <가스등>(1944)에서 유래한 말이다. 영화에서 남편은 집 안의 등을 일부러 어둡게 한 후 부인이 어둡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 네가 잘못 본 거다라고 부인하는 식으로, 결국 그녀가 스스로의 판단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은 피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감정, 본능, 사리분별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감정적 학대다.

심리적 지배는 널 위하는 건 나밖에 없어라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하여 부모에게 더 친밀한 자녀일수록 정신을 지배·조종하려 들기 쉬우며, 특히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관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불합리한 부모의 요구에 휘둘리게 된다.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들은 누군가를 마음대로 이용해 물리적 이득을 얻는가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지켜보며 만족감을 얻고 자기애를 충족시키기도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젠 엄마와 헤어져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가족의 품에서 당장 벗어나야 한다.

가족에게서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과 일방적인 희생을 혼동하기 쉽다. 일방적인 희생은 누군가를 파멸시키거나 죽게 만든다.

아무리 상대가 가족일지라도 그들의 부당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가족이라는 이유로 부모나 형제에게 계속 끌려 다니고 있다면 용기를 힘껏 내어 보라.

이젠 안 된다. NO"라고 분명한 선을 그어라. 단호하게 거절하라. 그래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부모들도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에게 부당한 요구를 할 권리는 없다. 자녀들의 선함의 결과를 불행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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