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일본-인도의 대응책
미-중국 갈등, 인도양 넘어 태평양 도서국으로 확산
미-중 경제블록에 더 많은 갈등과 충돌 우려

[뉴스엔뷰][특별기획] 6.4 천안문 시위 33주년,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④ 바이든 아시아 국가 방한, 대중국 견제를 위한 포석을 깔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9일, 정부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즉 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가입을 확정짓고,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의 IPEF 가입을 선언했다.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5월 22일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 직후인 지난 3월 11일, 미국 정부는 이미 IPEF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서를 한국 정부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현재 중국과 외교‧경제‧군사 안보 동맹의 대척점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였던 것이다. 또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쿼드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아시아를 주축으로 한 친미 국가들의 결속을 다졌다. 

인도양과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연계, 통합성을 강조하는 IPEF의 구상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일본, 인도 등의 대응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자원 수입 길목인 인도양 및 말라카 해협 주변의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그 항구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 일대의 전통적인 종주국이며 중국과 척을 지고 있는 인도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은 미국과 인도 중심의 IPEF 설립을 가속화시켰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 워싱턴대에서 대중국 전략 관련 연설을 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현재 국제 질서에 가장 심각한 도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규정하며 IPEF를 대중국 포위망의 일환인 쿼드와 오커스와 함께 언급하며 IPEF의 목적이 대중국 견제임을 분명히 밝혔다. 

4자 안보 대화 또는 4개국 안보 회담인 쿼드(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를 합한 4개국의 국제 안보를 주제로 한 정기적 정상 회담을 지칭한다. 오커스(AUKUS, Austral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는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이 지난 2021년 9월 15일 공식 출범한 삼각동맹을 말한다. 이 동맹은 기존의 통상적인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관료 간 회의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등 최첨단 과학기술분야, 장거리 공격, 실시간 네트워크, 수중 등의 국방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공유 역시 포함된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오세아니아의 멜라네시아에 있는 섬나라인 피지가 IPEF의 14번째 가입 국가가 된 사실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일대일로 프로젝트 확장을 위해 솔로몬제도 등 8개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하고 있는 시점에 발표된 결과이다 보니 미국과 중국, 양국의 갈등이 인도양을 넘어 태평양 도서국으로 번져 가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IPEF는 FTA(자유무역협정, Free Trade Agreement)와 같이 관세철폐 또는 관세인하 등의 실질적인 경제 협력 논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동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그러나 현재 미국 입장에서는 세계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해 친미 국가들의 동맹을 공고히 하고, 더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경제‧군사적 테두리에 들어오게 만들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경제 블록으로 세계가 양분되는 시기에 지금보다 더 많은 갈등과 충돌이 향후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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