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VS 미국 제2 신냉전체제 불러와 
북한,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흡수될 경우 파장 걷잡을 수 없어 
한국 주도면밀한 대응책 준비해야 

[뉴스엔뷰][특별기획] 6.4 천안문 시위 33주년,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② 검은 중국의 경제-군사 패권주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지난 5월 19일, 스리랑카 정부는 결국 채무불이행을 발표하고 국가부도, 즉 디폴트를 선언했다. 스리랑카의 디폴트 선언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경제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현재 스리랑카 경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현재 30%를 넘어 섰고 식자재들의 가격은 지난해 대비 평균 46% 이상 급등했다. 심지어 학교들은 종이를 구하지 못해 시험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다. 또한 평가절하를 거듭하고 있는 스리랑카 통화는 디폴트 발표 시점에 1달러 당 360LKR로 두 달 전과 비교해서 화폐 가치가 30% 이상 급락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IMF 국제금융, 인접 국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외환이 바닥난 이 국가에게 아직까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곳은 없는 형국이다. 

사실 스리랑카의 디폴트는 충분히 예상되었던 사태였고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에 기인한다. 일대일로는 직역하면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란 뜻이다. 영어로는 BRI(Belt and Road Initiative) 또는 B&R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대일로는 지난 2013년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에서 최초로 실크로드의 옛 영광을 거론하며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인프라‧무역‧금융‧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를 주창하며 시작되었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글로벌 공동 경제 번영을 주창하는 이면 속에 중국의 패권주의의 야욕이 도사리고 있다. 높은 이자율임에도 불구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중국의 돈은 까다로운 외환 차입 조건을 맞출 수 없는 저소득 저개발 국가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약 65조원의 돈으로 도로를 넓히고 항만을 지었지만 이자를 갚아 나가기에도 버거운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중국은 돈을 빌려주어 이자도 챙기면서 99년 동안의 알짜 자산인 항만 운영권까지 넘겨받았다.  

중국으로서는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챙기고 건설인력을 중국인과 자국 건설회사 등을 참여시킴으로써 공사 중에도 실리를 챙길 수 있다. 또한 상대방 국가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에는 그 인프라 시설 자체 또는 운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원금 이상의 가치를 챙기게 되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490조원의 부채 폭탄을 껴안고 있는 국가는 파기스탄, 몽골, 라오스, 말레이시아, 키르기스탄, 몰디브, 케냐, 잠비아, 에티오피아 등으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그리고 태평양 섬나라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 

스리랑카 다음으로 디폴트 가능성이 큰 국가로 예측되는 파키스탄은 과다르항의 43년 동안의 운영권을 채무 이행 조건으로 중국에 이미 넘긴 상태다. 라오스도 중국 돈으로 건설한 고속철도를 개통도 하기 전에 중국에 매각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인도양-대서양까지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건설해 미국이 말라카 해협을 해상봉쇄할 경우 생기는 에너지 단절을 피하고 이들 지역의 물류, 에너지, 산업 등을 하나로 묶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 경제블록을 만들겠다는 야욕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에는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목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는 중국이 채무국에 개발 중인 상업용 항구들은 필요에 따라 군사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중국은 그 시설들에 중국판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인 '베이더우'를 수출하고 있다며 군사 전략적 수단으로서의 일대일로의 양면성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2020.9.12.)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비단 국제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한반도에 끼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북한은 현재 이 프로젝트 참여를 표면적으로 공식발표하지 않았지만 원조의 조건으로 라진항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상태다.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북한이 언제까지 중국의 손길을 져버릴 수 없을 확률이 크며 채무를 저렴한 자원 매입과 영토 사용권으로 맞바꿀 여지가 큰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대외 중국 무역량이 커지면서 경제적, 외교적 관계가 깊어지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비협조와 비판의 입장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의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국가들이 도미노처럼 부도가 나는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중국발 세계 경제 공황의 위기 가능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중국의 채무국에 대한 영토 사용권이 군사 전략지로 사용된다면 미국과 동맹국들간의 군사적 무력 충돌을 야기해 제2의 신냉전체제와 같이 중국 VS 미국의 국제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맞닿아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어느 나라보다도 더욱 사태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실이익을 면밀히 검토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주도면밀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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