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리더 RM(김남준)은 국제적인 영향력과 별개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다닌다. RM은 현재 대중예술가이면서 순수예술에 가장 높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특히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그가 미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술계가 덩달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엔뷰]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구분하는 방식은 무엇일까? 사업성, 대중성, 전문성 등이 예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계급이 사라진 지금과 같은 시대에도 상위계급은 순수예술을 즐기고, 하위계급은 대중예술을 즐기는 것이 보편적일 수 있다. 지금도 은연중에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일종의 계급이 존재하는 느낌을 받는다.

전시회에서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는 RM(김남준) 사진/ RM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시회에서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는 RM(김남준) 사진/ RM 인스타그램 갈무리

클래식 연주회, 전시회, 뮤지컬과 같은 순수예술은 접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미술품을 소유하는 것은 역시 부의 상징이다. 반대로 대중예술은 얼마나 접하기 쉽고 저렴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순수예술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미래는 예술작품을 소유한 부자들의 주머니 사정만큼 밝을까? 여행지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 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도 순수예술가라고 생각하면 의문이 든다. 순수예술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인재를 키워내지만, 즐기는 사람이 적다면 그만큼 힘든 직업일 것이다.

이러한 순수예술 산업에 대한 고민은 오랫동안 지속돼왔다. 이를 위해 마련된 여러 제도도 있는데, 일례로 도시에서 큰 건물을 지어야 할 땐 건물 앞에 조형물을 설치해야 하는 법도 있다. 조형을 하는 순수예술가를 위한 제도인 것이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입이 끊겼을 순수예술가를 위해 지원을 하기도 했다. 이 대상에 대통령의 자제도 포함돼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이 폭넓게 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편으론 대중예술가는 역차별을 느낄 수 있겠다. 더욱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쪽은 대중예술 산업인데,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특히 2020년 당시 케이팝(K-POP) 남성아이돌의 병역특혜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을 때, 비교대상이 순수예술 분야였다. 순수예술계에선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을 하면 병역특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논의에 중심에 있었던 아이돌이 BTS(방탄소년단)다. 여론은 BTS가 국제적인 영향력으로 국위선양을 했다며 병역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시 BTS는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BTS의 리더 RM(김남준)은 국제적인 영향력과 별개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다닌다. RM은 현재 대중예술가이면서 순수예술에 가장 높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특히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그가 미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면서 미술계가 덩달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RM은 지난 2월5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했다. 이후 SNS를 통해 자신이 관람한 사진과 작품을 올렸다. 이는 자연스레 미술관 홍보로 이어졌다.

곧바로 경주엑스포대공원은 RM의 솔거미술관 방문을 기념해 솔거미술관 방문객 중 매일 10명을 추첨해 RM이 사진으로 남긴 ‘몽유 신라도원도’ 엽서를 주기도 했다. RM이 뒷모습 인증샷을 남긴 작품 앞에는 ‘RM 포토존’을 설치하고 RM의 관람동선을 따라 ‘BTS RM과 같이 보는 작품’이라는 이름의 발자국 스티커를 붙여 관람객 흥미를 이끌었다.

RM은 2월6일 부산시립미술관을 다녀가기도 했는데, 이후에도 SNS를 통해 작품 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RM의 방문은 지역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는 등 이목을 끌었고, 그가 지난 2019년 부산시립미술관 당시 방문해 적었던 방명록 글귀는 보관돼 있기도 하다.

특히 2020년 9월 RM은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국립현대미술관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돈은 미술관을 접하기 어려운 전국 산간지역 도서관과 학교에 전시하는 4000권을 보급하는 데 쓰였다.

RM의 미술사랑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의 작업실에는 여러 작품이 전시돼 있고, 콘서트 투어중에도 전시회를 관람할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높다. 그의 이러한 관심은 BTS 팬들의 전시회와 순수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선한 영향력이 되고 있다.

SBS라디오에서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요즘 미술관은 RM이 간 곳과 안 간 곳으로 나뉜다”라며 “정말 미술에 관한 RM의 사랑은 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RM이 다녀간 미술관은 방문객 수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현상을 보고 대중예술과 순수예술 중 누가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말하겠는가? 사실 이런 물음에 정답은 없다. 단지, 높은 위치에 오른 예술가가 보여주는 영향력이 긍정적으로 퍼지는 것을 즐거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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