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명변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을 꼽자면 단연 ‘메타(Meta)’가 떠오른다. 메타는 페이스북 기업이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사업 초기부터 급성장하면서 경쟁업체인 인스타그램까지 인수하며 SNS(소셜미디어)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 핵심사업을 SNS에서 메타버스로 바꾸려는 셈이다.

[뉴스엔뷰] 어떤 사람의 나이를 출생년도와 얼굴을 보지 않고 ‘이름’을 통해 유추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김초롱’이나 ‘박아린’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의 나이는 적을 확률이 크다. 반대로 ‘김말자’나 ‘이숙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나이가 많을 가능성이 크다.

 메타 플랫폼과 페이스북 로고
 메타 플랫폼과 페이스북 로고

이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도 비슷하다. 우리가 외국 배우를 통해 자주 접한 제임스(James), 존(John), 마이클(Michael), 줄리(Julie), 에이미(Amy) 등이 오래된 이름들이니 어찌보면 젊은 미국 사람들 입장에선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겠다.

이처럼 이름은 시대를 대변한다. 마치 시대가 이름을 만들어주는 듯하다. 그렇다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아이들 이름은 무엇이 있을까? 2021년 출생신고 이름 현황에 따르면 남자아이 이름은 ‘이준’ ‘서준’ ‘하준’ 순으로 가장 많았고, 여자아이 이름은 ‘서아’ ‘하윤’ ‘이서’ 순으로 가장 많았다.

인기 있는 이름이라고 과연 장점만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성과 독창성이 존중받는 시대인 지금 인기 있는 이름은 가장 보편적인 이름이 돼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평범하다는 문제다. 이를 다룬 소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손원평 작가의 소설 ‘서른의 반격’은 평범한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살아가는 삶을 그려내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의 이름은 ‘김지혜’로 학창시절 교내에 같은 이름이 있어 자신은 ‘김지혜 B’로 불리며 지냈다. 이후 같은 김지혜 이름을 가진 동창이 독특한 가명을 쓰고 유명세를 얻은 것을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의 이름은 본인이 직접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맘에 들지 않을 확률이 꽤 높다. 하지만 바꾸는 일은 꽤나 어렵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주변에선 개명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칼럼을 필명 ‘말쟁이’로 쓰면서 본명은 개명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이 시대에 맞는 이름을 찾아 개명하듯이, 기업도 시대에 맞게 사명을 바꾸곤 한다. 국내 대기업 중 사명을 자주 바꾼 기업이라면 LG가 대표적이다. 과거 ‘럭키금성’에서 시작해 LG그룹으로 변화하며 또 LS, GS, LF, LX 등으로 분사를 거듭했다.

최근 사명변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을 꼽자면 단연 ‘메타(Meta)’가 떠오른다. 메타는 페이스북 기업이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사업 초기부터 급성장하면서 경쟁업체인 인스타그램까지 인수하며 SNS(소셜미디어)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 핵심사업을 SNS에서 메타버스로 바꾸려는 셈이다.

핵심사업을 바꾸려도 회사의 이름을 바꾸었다는 것을 보면, 메타는 진정 시대가 지어준 사명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지금 ‘메타버스의 상용화 시대가 왔는가?’라고 묻는다면 ‘아니요’라고 답할 정도로 아직 시장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은 아무도 모른다.

메타는 메타버스에 접속하기 위한 VR(가상현실)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를 지난 2014년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은 미진한데, 메타버스 중추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연간 순손실은 무려 10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지난 2월3일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메타가 어닝쇼크로 인해 주가가 26% 급락한 일도 있었다. 덕분에 당시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미국 주식 투자로 재미를 보던 국내 투자자들은 아침에 일어난 후 벌어진 끔찍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름 함부로 바꾸는 회사에 투자하는 게 아니었다”는 자조 섞인 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이름과 관련된 여러 결정에서 우리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은 너무 평범해지면서 겹칠 수 있고, 너무 독특한 이름은 놀림감이 될 수 있다. 또한, 시대에 맞는 이름이나 본인과 맞는 이름으로 바꾸는 게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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