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는 원래 갯벌이었던 곳을 간척해 쓰레기를 쌓아 올린 인공산과 같은 곳이다. 당초 더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해 2016년까지 사용하려고 했으나, 분리수거와 재활용 등으로 인해 매립지가 포화되지 않아 사용이 연장됐다.

[뉴스엔뷰] 사람만 1천만명 가까이 사는 서울특별시는 쓰레기도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서울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해 처리하고 있다. 게다가 수도권매립지는 경기도 역시 사용하고 있어 매년 대규모의 쓰레기가 처리되고 있다.

난지도매립지를 비롯한 서울 월드컵공원의 전경.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난지도매립지를 비롯한 서울 월드컵공원의 전경.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수도권매립지는 원래 갯벌이었던 곳을 간척해 쓰레기를 쌓아 올린 인공산과 같은 곳이다. 당초 더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해 2016년까지 사용하려고 했으나, 분리수거와 재활용 등으로 인해 매립지가 포화되지 않아 사용이 연장됐다. 이렇게 연장된 점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아직 수도권매립지는 제3매립장 일부가 사용중으로, 제4매립장까지 여유가 있다. 다만, 인천시가 더 이상의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막아섰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매립지는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경기도는 쓰레기 매립을 위한 유휴부지를 찾을 가능성이 있지만, 서울은 상황이 다르다. 서울은 개발을 위한 토지도 부족할뿐더러,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매립지를 서울 내에 건설하기 힘들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매립지를 두고 서울과 인천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까지 기초단체별 생활폐기물 반입 총량과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 사후관리비용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었다. 이 같은 갈등은 해를 넘기고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갈등을 보면서 서울의 오래된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매립지의 숨은 이야기를 꺼내 보고 싶었다. 마침 부동산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이 증가한 지금, 더욱 흥미로운 주제가 될 이야기다.

난지도매립지는 한강의 섬을 쓰레기 매립지로 탈바꿈해 서울 내 쓰레기를 쌓아 올린 곳이다. 당초 계획보다 높게 쌓아 올리면서 100m가량의 높은 쓰레기 산이 됐다. 지금은 2개의 쓰레기산이 난지도매립지의 상징이 되고 있고, 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난지도매립지 주변에는 쓰레기 더미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난했던 우리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쓰레기는 매립 이외에도 소각을 통해 부피를 상당히 줄일 수 있는데, 난지도매립지는 소각과정도 없었던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100m 높이의 쓰레기산을 파내면 분리수와 재활용, 소각을 통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위와 같은 방안을 지난 1995년에 삼성, 현대와 같은 대규모 건설사가 제안했던 적이 있다. 이들 민간 건설사들은 ‘그린포럼21’이란 연합을 구성하고 ‘난지도 매립폐기물 처리 시행방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대략 요약하자면 난지도매립지를 파내고 분류한 뒤 소각해서 남은 쓰레기를 다른 곳에 매립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매립하자는 곳은 서해안의 매립지였다. 또한, 이를 통해 발생하는 난지도의 부지는 첨단산업단지로 활용하고 제안했다. 서해안은 간척을 통해 땅을 얻기 쉬웠고 서울은 개발을 위한 부지가 부족했으니 나름 해볼만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당시 난지도매립지를 시민의 휴식공간인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여론이 강하다는 점이 이 사업을 막아섰다. 소각에 대한 반발과 서해안 매립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서울이 주택공급을 위한 부지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럴 때 서울에 난지도 쓰레기산을 없애주겠다는 제안을 한다면 정말 거절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서울은 지금도 다른 지역에 쓰레기 매립지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만, 수도권 인근 지방도시는 유휴부지를 활용해 매립지를 만들어 서울의 쓰레기 처리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는 충청북도 청주시다.

시대가 변화하고 쓰레기 처리방식과 부동산의 가치가 바뀌면서 인공산의 대이동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일이 인근 주민과 같이 연관된 사람에게는 기분 나쁜 일이겠으나,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고민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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