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두부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일반 음식 재료고,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 곳 마두라섬에서 본 두부는 거의 한국의 두부 원형에 가깝게 생겼다. 물론 만드는 과정은 알 수 없었지만, 시장 좌판에 놓고 파는 두부의 모습은 한국 두부와 정말 유사하였다. 

[제232호 뉴스엔뷰] 인도네시아 여러 섬을 다니면서 주로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곳에 재래시장은 빠질 수 없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장은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공급되고, 수요 되는 곳이다. 필자는 주로 먹는 음식, 특히 그 지역 고유의 생물자원, 음식 재료 등에 관심을 두고 재래시장을 조사하고 있다.

마두라섬은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의 중요한 교역 항로의 역할을 했던 섬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유럽과 중국, 동남아 국가의 다양한 문화가 남아있다. 다양한 음식 재료 중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두부. 여기서는 타후(tahu)라고 부르고, 말레이 언어로는 타우후(tauhu)라고 부른다. 모두 중국어 토푸(tofu)에서 유래된 것으로 인도네시아로 유입된 많은 중국인 이민자들에 의하여 전파되었다고 한다.

마두라 섬(Pulau Madura)은 인도네시아 자와 섬 동북부에 있는 큰 섬이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수라바야 시에서 연륙교를 이용해 1시간만에 갈 수 있다.  사진/홍선기 제공. 
마두라 섬(Pulau Madura)은 인도네시아 자와 섬 동북부에 있는 큰 섬이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수라바야 시에서 연륙교를 이용해 1시간만에 갈 수 있다.  사진/홍선기 제공. 

사실 두부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일반 음식 재료고,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 곳 마두라섬에서 본 두부는 거의 한국의 두부 원형에 가깝게 생겼다. 물론 만드는 과정은 알 수 없었지만, 시장 좌판에 놓고 파는 두부의 모습은 한국 두부와 정말 유사하였다. 

인도네시아 날씨는 무척 덥고 습하기 때문에 두부와 같은 제품은 쉽게 부패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곳의 두부 음식은 거의 튀김의 형태로 만들어 소비된다. 타후이시(Tahu isi)와 타후고렝(tahu goreng)이라는 음식이 대표적인데, 타후부의 속을 열어서 거기에 몇 가지 고명을 넣어 튀겨서 먹는 음식이 타후이시, 튀긴 두부를 쌀밥과 함께 먹는 것이 타후고렝이다. 타후 자체에 간이 배어있지 않기 때문에 삼발소스나 달콤한 팥 소스 등에 찍어서 먹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지역마다 두부를 이용한 음식의 다양성은 우리나라 두부 요리 이상이지만, 기본적으로 튀겨서 사용한다는 점은, 생두부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두부 요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 하나 콩으로 만든 템페(tempe)라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재료가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와 된장, 일본의 나토와 간장이 대표적인 전통 발효식품이라면 인도네시아에서는 템페가 있다.

인도네시아 학자들에 의하면 템페는 중부와 동부 자바(Central and East Java), 족자카르타(Yogjakarta)를 지배하였던 마타람술탄(Mataram Sultanate) 왕조 시대 책에서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음식이라고 한다.

템페 생산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기본적으로 껍질을 벗긴 대두에 특정 포자(Rhizapus oligosporus)나 종균을 배양하게 되는데 이것을 라루템페(laru tempe) 혹은 라기템페(ragi tempe)라고 한다. 접종된 대두를 바나나 잎에 싸서 실온에서 내버려 두면 서서히 발효가 시작되어 마치 우리나라의 메주와 같은 형태의 겉모습이 형성된다.

마두라섬 길에서 파는 튀김두부. 두부 속을 갈라서 달콤한 팥 소스를 넣어서 먹는다. 튀긴 두부의 느끼함을 막기 위해 고추를 함께 먹는다.  사진/홍선기 제공.
마두라섬 길에서 파는 튀김두부. 두부 속을 갈라서 달콤한 팥 소스를 넣어서 먹는다. 튀긴 두부의 느끼함을 막기 위해 고추를 함께 먹는다. 사진/홍선기 제공.

이러한 템페는 적당히 썰어서 기름에 튀기기도 하고, 볶아서 밥에 얹어 먹는다. 인도네시아의 대도시와 다르게 마두라섬 시장에서 먹은 나시참푸르(Nasi Campur)는 쌀이 적었던 마두라섬에서 주식으로 사용된 옥수수가 섞인 밥이었다. 옥수수가루와 쌀을 쪄서 만든 밥에 오이와 콩나물 같은 각종 채소와 토마토를 얹고, 삼발 소스나 땅콩 소스를 넣어 먹는다. 여기에 템페는 중요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토핑으로 올려진다.

나시참푸르(Nasi Campur). 콩으로 만든 템페(tempe)를 썰어서 함께 먹는다.  사진/홍선기 제공.
나시참푸르(Nasi Campur). 콩으로 만든 템페(tempe)를 썰어서 함께 먹는다. 사진/홍선기 제공.

인도네시아 대두 작물은 대게 260~300만 톤인데, 70% 정도는 수입이고, 30% 정도만 현지 생산을 한다. 현지 생산된 콩 작물의 60%가 템페를 만드는 기본 재료가 된다.

인도네시아의 평균 템페 소비량은 1인당 연간 7.2kg 또는 주당 0.14kg에 불과하다. 이는 1인당 연간 10kg인 타후의 평균 소비량보다 적다. 템페를 비롯하여 타후의 생산을 위해서는 대두를 씻고, 껍질을 벗겨서 가열하기 위한 충분한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템페와 타후의 생산이 소규모 가내공장에서 이뤄지고 있고, 그 물이 강이나 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어서 위생상 문제가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국민 대부분이 소비하고 있는 템페나 타후를 만드는 콩(대두) 70%가 수입되고 있으므로 국제 곡류 가격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도네시아 콩 음식인 타후(tahu)와 템페(tempe)는 비타민과 영양가 높은 건강식으로 세계인들이 찾는 음식 재료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메주나 두부와 매우 밀접한 템페와 타후는 인도네시아 고유의 음식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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