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는 1일 성명을 내고 “선거 사기에 대응하여 정부 인사들을 구금했다”면서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뉴스엔뷰]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선언하면서 민주화의 상징이자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사진=뉴시스.
지난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사진=뉴시스.

 

지난 1일 미얀마 군부는 성명을 내고 “선거 사기에 대응하여 정부 인사들을 구금했다”면서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에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어 문민정부 장·차관 24명의 직을 박탈하고 군사정부에서 일할 국방·외무부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앞서 미얀마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묘 뉜 대변인은 이날 새벽, 로이터·AFP통신 등과의 통화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수뇌부가 새벽 기습적으로 군부로부터 구금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수도 네피도에 구금돼 있다. 군부에 의해 납치됐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현재 일어나는 상황을 봤을 때 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곧 나도 구금될 예정”이라면서 “국민들이 성급하게 대응하지 않고 법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 통화 이후로 다시 뮌 대변인과 연락할 수 없었고 군 대변인도 입장 발표를 거부했다”고 했다.

미얀마 국영 TV 및 라디오 방송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국영 MRTV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MRTV와 라디오 방송 ‘버마의 소리’는 통신 문제로 인해 정기 방송을 내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외에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인터넷 및 전화선 작동이 원활하지 않고 시청 청사 주변에 군 병력이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군부가 쿠데타 명분으로 밝힌 ‘선거 사기’란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을 말한다. 당시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가 전체 의석의 83.2%를 석권하자 군부는 유권자 명부가 860만 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선거관리당국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특정 상황에서 헌법이 폐지될 수 있다”고 발언해 유엔으로부터 ‘우려’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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