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민들이 관심이 필요한 청각장애인 올림픽, 데플림픽
데플림픽이 뭐냐고 되묻는 기자...2017년 데플림픽 기사 14건
이종학 농아인회장 "2021 데플림픽 준비에 최선을"

[뉴스엔뷰] 내년은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하계 '데플림픽(Deaflympics)'이 열리는 해이다. 데플림픽은 청각장애인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데플림픽이라는 말도 청각장애인을 뜻하는 영어 deaf와 올림픽을 붙여 만든 말이다.

'데플림픽'은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올림픽 개최도시에서 올림픽 직후 열리는 패럴림픽은 1960년 로마올림픽 이후 열린 로마 패럴림픽이 시작이었다. 데플림픽은 1926년에 시작돼 그 깊은 역사를 알 수 있다.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사실 청각장애인들을 다른 장애인들과 달리 독자적인 문화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데플림픽이 1926년 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열렸던 것도 청각장애인들의 독립적 문화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영문 위키사전은 'Deaf culture'라는 항목을 두고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고, 우리나라 특수교육학 용어사전에도 '농문화(deaf culture)'라는 이름으로 비장애인이나 다른 장애인과 구별되는 독립적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특수교육학 용어사전은 청각장애인들의 문화(deaf culture)를 "청각 장애인들에 의해 형성된 청각 장애인 고유의 문화"라며 "수화를 함께 사용하는 공통적인 의사소통 양식으로 인하여 청각 장애인들 간에 집단 정체감"을 형성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데플림픽은 세계의 농아인들이 모여 △육상 △배드민턴 △농구 △배구 △볼링 △사이클 △축구 △핸드볼 등 모두 18개 종목을 겨룬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 역시 정식종목 가운데 하나다. 태권도는 2009년 중화민국 타이페이에서 열린 데플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현재 패럴림픽에서도 정식종목 가운데 하나이다.

사실 데플림픽은 관심을 두는 이들을 매우 드물다. 지난 2017년 터기 삼순에서 열린 데플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성적 3회에 올랐지만 이를 아는 이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바로 언론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나무위키는 데플림픽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그나마 패럴림픽은 올림픽 개최지에서 올림픽 폐막 직후에 열리기 때문에 인지도가 비교적 높지만 데플림픽과 스페셜 올림픽은 인지도가 처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종합일간지의 한 스포츠기자에게 내년 데플림픽 취재 계획이 있냐고 물었을 때 "그게 뭐냐"는 답변을 받았다. 또 다른 기자는 스포츠가 아니라 사회부 쪽에서 담당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장애인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고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얘기다.

삼순 데플림픽이 열린 2017년 한 해 동안 11개 중앙지를 대상으로 '데플림픽'이라는 말이 있는 기사를 검색해 봤다. 언론진흥재단의 KINDS를 이용했다.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국민일보 4건, 문화일보 1건, 세계일보 2건, 중앙일보 7건, 한국일보 5건 등 모두 15건 기사만 검색됐다. 경향신문, 내일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겨레는 데플림픽 기사가 한 건도 없었다.

이종학 농아인스포츠연맹 회장이 지난 11일 연임을 확정했다. 이종학 회장은 "내년 브라질 데플림픽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 이면 농아인스포츠연맹이 1982년 한국농아인체육회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지 40주년을 맞는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라는 얘기다. 내년 데플림픽을 준비하며 농아인스포츠연맹의 노력도 절실하다. 이뿐 아니라 시민들도 관심도 필요하고, 여기에 누구보다 언론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사)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제5대 회장에 연임한 이종학 회장
(사)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제5대 회장에 연임한 이종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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