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나라, 몽골과 한국을 위해 국제교류를 공부할 것”

[제 228호 뉴스엔뷰] 어려을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래서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할아버지는 정치인,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원’이었다. 조부모들은 ‘교육은 제대로 받아야 한다. 도중에 포기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대학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유학하고 있던 언니를 보기위해 한국에 잠시 들렀다. 이때 한국의 매력에 빠졌다. 이탈리아 유학 생활을 1년 만에 접고 이듬해 한국을 찾았다. 이미 고등학교 때도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기 때문에 한국에 익숙했다. 

숭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과정을 입학해 공부를 이어갔다. 교수님들이 조교일을 맡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올해 초에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할아버지의 말대로 공부를 이어가기 위해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몽골인 오카의 이야기다. 오카의 본명은 허럴수렝 마이다르수렝(KHOROLSUREN MAIDARSUREN)이다. 우리에겐 낯선 이름보다 ‘오카’라고 불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몽골 가수 이름도 오카지만 자신의 애칭과는 상관이 없다. 할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불렀던 애칭이라고 한다. 

몽골에서 아나운서 을 했던 오카. 오카의 프로필 사진이다. (사진=오카 제공)
몽골에서 아나운서 을 했던 오카. 오카의 프로필 사진이다. (사진=오카 제공)

오카는 몽골에서 아나운서로 일한 재원이다. 어떻게 보면 아쉬울 것 없는 몽골 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어떤 삶을 바라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당연하게 떠오르는 물음이지만 오카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사회 지도층인 조부모님과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오카의 생활을 그리 풍족하지만은 않다. 오카는 안산에 살고 있다. 올 초까지 다니던 학교인 숭실대학교에 가려면 약 2시간을 전철에 몸을 맡겨야 한다. 오카는 “방세 싼 곳을 찾아보니 안산까지 갔다”면서 “이제는 적응이 돼서 전철 타는 게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오카가 석사과정 전공은 ‘언론홍보학’이다. 몽골에서 ‘아나운서’를 했던 이력을 살려 몽골의 아나운서와 한국의 사정을 비교·분석한 논문을 섰다. 몽골 아나운서들은 동료도 있고 해서 비교적 쉽게 접촉할 수 있었지만 한국 아나운서들은 만나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다. 메일로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승락을 받고, 일일이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오카는 “논문을 쓰는 것도 어려웠지만 한국의 아나운서에게 이메일을 드리고 허락해 주면 약속을 잡아 직접 인터뷰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자연스럽지 않은 한국말로 인한 어려움은 제쳐두고서라도 다른 국적의 낮선 이들의 인터뷰는 쉽지 않은 연구 과정이 이어졌었으리라고 여겨진다. 

오카가 자랑스럽게 내보인 한국관광공사 Korea buddies 신분증과 배지 (사진=오카 제공)
오카가 자랑스럽게 내보인 한국관광공사 Korea buddies 신분증과 배지 (사진=오카 제공)

오카는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국제교류’이다.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몽골과 한국을 잇는 데 자신의 역할을 찾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오카는 “몽골과 한국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게 말했다. 

오카는 한국에서도 여전히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몽골에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전하기도 하고, 재한 몽골인 행사에서 사회를 보기도 한다. 오카가 자랑스럽게 보인 사진에는 ‘korea buddies’라는 배지와 'Press'가 찍힌 신분증이었다. ‘코리안 버디즈’는 한국관광공사가 몽골, 홍콩, 대만 등의 유학생을 대상으로 뽑은 ‘기자단’이다. 오카는 당시를 회상하며 “여행기자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유튜버 친구들과 아름다운 곳들을 많이 구경했다”면서 “가장 남는 인상적인 여행은 독도의 날, 독도여행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카는 기자단 활동을 통해 한국을 몽골에 알리는 일을 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GIN 홍보대사로 임명된 오카. (사진=인플루언서글로벌협동조합)
GIN 홍보대사로 임명된 오카. (사진=인플루언서글로벌협동조합)

오카는 지난 12일 인플루언서 글로벌 협동조합(Global Influencers Network, GIN)에서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GIN은 오카가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더 좋은 영향력을 발휘해 문화가 다른 한국과 몽골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임명을 했다고 밝혔다. 오카도 “한국은 몽골인들이 가장 가깝게 생각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 한국과 몽골이 소통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보대사의 임명은 오카의 선한 영향력을 다른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인정하고 같이 더 많은 활동을 하자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오카와 1시간에 달하는 인터뷰를 했다. 오카는 인터뷰 내내 몽골을 ‘우리나라’라고 말하면서도 ‘한국’을 ‘우리 한국’, ‘여기’라고 지칭했다. 오카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드러난 대목이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