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보통 식인상어라고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처럼 대개 잔인한 이미지로 인간의 눈에 비치고 우린 상어치고는 크지만, 반면에 매우 얌전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상어들이야.

[제228호 뉴스엔뷰] 너희들은 도대체 상어야 고래야? 하는 질문을 많이 받지. 당연히 우리는 이름 끝에 나오는 상어가 정답이야. 동물이름은 늘 끝에 해답이 있거든.

고래상어란 말은 1828년에 영국의 군의관인 ‘앤드류스미스’란 분이 남아프리카에서 우리를 처음 보았을 때 붙인 이름이라고 해. 그가 보기엔 새우나 플랑크톤, 오징어 같은 것들을 흰 수염고래처럼 큰 입으로 쭉 빨아들여 걸러 먹고, 몸길이가 자그마치 12~18m, 20~40톤까지 나가는 거대한 몸집은 분명 고래 같긴 한데 아가미구멍으로 숨 쉬는 거와 단단한 비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또 분명 상어여서 할 수 없이 고래의 모양을 한 상어라고 고래상어라고 부르게 된 거지. 


상어는 보통 식인상어라고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처럼 대개 잔인한 이미지로 인간의 눈에 비치고 우린 상어치고는 크지만, 반면에 매우 얌전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상어들이야.

 
우리뿐만 아니라 상어라고 불리우는 대부분의 상어들(400종 정도)은 그냥 흔히 보는 돔이나 우럭 같은 육식성 물고기 정도로 작은 것이 대부분이고 별로 위험하지도 않지. 

고래야? 상어야?

우린 먹는 것도 새우나 플랑크톤 같은 아주 작은 미생물들이 주식이니 보기에도 소름끼치는 강력한 바다의 괴물, 백상아리나 청상아리들이 보기엔 아마 ‘쟤들은 덩치만 큰 바보들일 거야!’하고 놀릴 수도 있을 거야.

우리가 정말 바보라는 게 아니고 사람들도 흔히 얌전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보면 좋다거나 친밀하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바보라고 놀리니까 그걸 상어에 비유해서 하는 말이야.

그러나 결코 우린 바보는 아니지! 원래 우리처럼 사람들도 남이나 동물들 괴롭히지 않고 제 할 일 만 묵묵히 하고 살면 참 평화로울 텐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니 솔직히 우리가 보기엔 그들이 더 바보야!

‘플랑크톤을 너희들도 우리와 똑같이 게걸스럽게 폭풍 흡입 하잖아! 그러니 너희들도 똑같아!’ 할 수도 있지만 플랑크톤은 세상 어느 강이나 바다든 천지에 널려있고 또 복잡한 구조와 감각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아니니까 거기까지 너무 확대 해석하지는 말아줘.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 흰 수염고래 알지? 걔네들도 우리같이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인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데 그들을 육식동물이라고 부르지는 않잖아.

그리고 플랑크톤이 비록 미생물이긴 하지만 동물과 식물의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고 우리나 고래가 그렇게 커진 걸 보면 결코 부실한 음식이라고 볼 수 없어. 그러니 우리 같은 커다란 동물들이 먹는 걸 잘 연구해봐!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 중에 하나인 가축들보다 자연에 무수히 존재하는 플랑크톤이 미래의 무공해 식량자원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동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우리 고래상어를 한편으론 우아하고 아름다운 상어라고도 말하지. 크고 아름답고 선량하기까지 한 동물이라면 그리고 그들이 좀 유명해진다면, 세상 사람들의 호기심은 절대 그들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지. 우리같이 큰 상어들이 살아가려면 조용하고 큰 바다가 필요한데 요즘 사람들은 결코 그런 좋은 곳에 우리를 조용히 살게끔 놓아두지 않지.


멋있다고 새끼들을 다 잡아 가고, 고기가 몰리는 어장이라고 우릴 내쫓고, 구경한답시고 연일 사람들이 몰려와 괴롭히고 하니 도대체 하루도 안심하고 살 수가 없어. 수족관에 전시한다고 우리를 새끼 때부터 불법으로 밀렵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약한 새끼 고래상어들이 수족관으로 운반 도중에 죽어버리기도 하지. 

평생 수영해야만 사는 슬픈 운명

상어는 원래 물고기이지만 특이하게 부레가 없어서 계속 수영을 하지 않으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물속에 가라않아 익사해 죽고 말지. 그래서 평생을 쉬지 않고 수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겉보기보단 매우 슬픈 동물이란다. 그러니 혹시 그물에라도 잘못 걸리게 되면 우리 상어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죽고 말아.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나 수영선수들이 익사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우리 몸 구조가 원래 그렇게 되어있는 걸 어떡해. 


우리 고래상어의 검푸른 등에는 바둑판무늬같이 정밀한 체크무늬가 규칙적으로 나열돼 있고 그 속에는 하얀 점들이 군데군데 찍혀있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바다 속에 커다란 별자리들이 떠다는 것 같아 보여 정말 푸른 바닷물과 어울려 아름답기 그지없단다. 


우리가 지극히 평화로운 동물이니 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에 다이빙 하는 사람들이 가까이 몰려와서 함께 수영을 하려고 해. 그것까지는 우리도 크게 나쁘진 않는데 그런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만 있는 반면에 그런 우리의 인기를 이용해서 아예 사람들 근처에 두려고 우리를 답답하고 그물 속 같은 좁은 수족관에 넣고 가두고 전시하려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야. 왜 그냥 자연에 두고 보려하지 않고 꼭 품안에 넣으려고 하는 걸까? 마치 집의 금고에 차고 넘치게 돈을 쌓아두어야 안심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돈처럼 쌓아 두려는 너희들의 성격이 참 한심하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이 지구를 평화로운 낙원으로 만들려하지 않고 오히려 나 혼자만 잘 살아 본다고 자기가 사는 곳조차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야. 함께 가면 훨씬 좋은 게 우리 생명의 땅 지구인 걸 우리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 우리 우주의 별자리 같은 등의 바둑판무늬는 너희들에게 자연을 좀 배우라고 신이 우리에게 새겨준 징표 같은 건지도 몰라. 그러니 우리를 좀 보고 따라 살았으면 좋겠어. 


우린 물을 입으로 빨아들려 아가미로 내뿜으면서 물속에 녹은 산소로 숨을 쉬어. 고래처럼 폐로 숨을 쉬는 게 아니지. 그러니 헤엄을 치지 못하면 물을 지속적으로 빨아들일 수 없고 결국 숨을 못 쉬어 죽게 되는 거지. 움직여야 작동하는 능동적인 산소여과기라고 할 수 있어. 이처럼 입으로 물을 빨아들이는 건 먹이도 섭취하고 숨도 쉬는 이중 작용을 해. 우리에게 바다는 바로 산소를 주는 공기이고 피이자 생명이야. 

“우리에게 바다는 산소,  피, 생명”

우린 지중해를 제외한 모든 열대와 온대 바다를 홀로 혹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살고, 얼핏 말했듯 현존하는 어류 중에서 가장 크며 역시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입과 그에 비하면 아주 작고 순한 눈을 가지고 있지.

다른 공격적인 상어들과 같이 이빨 하나에 300줄이 넘는 기관총알 같은 이빨 집을 가지고 있지만 크기가 겨우 3mm 정도로 아주 작아 이 이빨들은 우리도 상어라는 걸 증명하는 흔적 정도에 불과하지. 

그리고 우린 다른 상어들처럼 난태생으로 보통 300개체 정도의 새끼를 몸에서 부화하고 일정기간 몸속에서 키우다가 출산을 하지. 그 후엔 자연에 돌려보내고 아예 돌봐주지 않으니 그 중 몇 마리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오직 새끼들의 운에 달렸지. 


보통 우리는 일 년에 5,000km정도나 얕거나 깊은 바다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방랑 물고기지만 필리핀의 세부섬 옆에 오슬롭이란 마을 근처에는 아예 눌러 사는 고래상어들이 있어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어.

2011년 12월 어느 크리스마스 무렵에 한 떼의 고래상어들이 가까운 바다에 나타나자 어부들이 ‘신의 손님’이로 받아들이고 먹을 것을 주었는데, 그 후 그 고래상어들이 마치 신의 뜻이 통한 건지 그 마을 주변을 떠나지 않고 앞바다에 그냥 머물러 있어 진귀한 것들을 찾아다니는 관광객들과 상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타고 몰려오기 시작해서 이제 그 마을은 이 고래상어들 덕분에 관광 사업으로 매우 부유하게 되었다고 해.

그래서 그 마을에선 우리 고래상어를 신의 내린 크리스마스선물이라고 부르며 매우 신성시하고 아껴준대! 사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체는 모두 다 신의 내려준 귀한 선물들이야. 그러니 서로 아끼고 보듬고 사랑해 주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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