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개발을 주도해 온 과학자 모센 파크리 자데가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 사르드에서 테러로 사망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파크리 자데 주변에 있던 트럭에서 폭발이 먼저 일어났고 그의 차량이 잠시 멈춘 사이 괴한들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26호 뉴스엔뷰] 이란의 핵개발을 주도해 온 과학자 모센 파크리 자데가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 사르드에서 테러로 사망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파크리 자데 주변에 있던 트럭에서 폭발이 먼저 일어났고 그의 차량이 잠시 멈춘 사이 괴한들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크리 자데는 국방부 연구 혁신 기구 수장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다. CIA 등 미국 정보 기관은 파크리 자데가 최근까지도 비밀리에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테러 다음날인 28일 각료 회의에서 “우리는 시온주의(이스라엘) 정권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현명한 민족”이라면서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우리 과학자의 순교에 꼭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로하니 대통령은 테러 다음날인 28일 각료 회의에서 “우리는 시온주의(이스라엘) 정권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현명한 민족”이라면서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우리 과학자의 순교에 꼭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모사드의 테러라고 주장하며 복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테러 다음날인 28일 각료 회의에서 “우리는 시온주의(이스라엘) 정권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현명한 민족”이라면서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우리 과학자의 순교에 꼭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오만함과 시온주의 용병들의 악한 손이 이란 아들의 피로 얼룩졌다”며 “파크리자데의 죽음으로 이란의 핵 활동(개발)은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에서 영향력이 높은 강경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 사돌라 자레이 역시 신문 기고글을 통해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군을 공격했을 때 이에 단호하게 보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테러가 벌어졌다”면서 “하이파를 폭격해 많은 사람이 죽으면 비로소 이스라엘을 억지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정보기관은 (이란과) 전쟁이나 군사 충돌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경 보수 인사인 모하다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런 범죄를 저지른 적들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군사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파크리 자데의 테러 배후 지목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이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란의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며 “그를 제거한 것은 중동과 전 세계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배후가 누군지 모른다”면서도 “핵무기를 만들려고 적극적으로 나선 사람은 누구나 사형장으로 간다”고도 말했다. 

파크리 자데의 죽음과 도널드 트럼프

일각에서는 파크리 자데의 죽음이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귀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타결해 이듬해 1월부터 이행되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월 기고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확고한 약속을 끌어낼 것”이라며 “이란이 핵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도 복귀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 이란 정권도 “우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합의 복원을 위해 바이든 차기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가디언지는 테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관여돼 있다면 임기를 단 몇주 남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원까지는 아니어도 이번 사건을 눈감아 줬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가디언지는 테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관여돼 있다면 임기를 단 몇주 남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원까지는 아니어도 이번 사건을 눈감아 줬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JCPOA에 대해 체결 당시부터 줄곧 반대해 왔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미사일 및 핵개발을 큰 안보 위협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 중동 정세의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란 핵 개발 저지와 더불어 무엇보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의 외교를 재개하는 것을 막으려는 게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엘리 게란마에 유럽외교협회(ECFR) 선임연구원 역시 “솔레이마니의 죽음으로 IRGC가 달라지지 않았듯 파크리자데의 사망으로 이란 핵 개발 행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이번 암살의 목적은 핵 개발 방해가 아닌 외교 훼방”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지는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관여돼 있다면 임기를 단 몇주 남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원까지는 아니어도 이번 사건을 눈감아 줬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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