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맥케인, 남편 비판한 트럼프 지지 않코 존 바이든 응원

키샤 랜스 보텀스 시장, 조지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주목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 코로나 19 대응으로 주목받아

[뉴스엔뷰]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에 주요 역할은 한 것은 여성들이었다.

역대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된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낙선에 중요한 역할을 이는 신디 맥케인.  사진/뉴시스 제공
역대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된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낙선에 중요한 역할을 이는 신디 맥케인.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을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은 선거인단 11명을 가진 서부 격전지 애리조나. 애리조나에선 5일 개표가 86% 이뤄진 현재 바이든이 2.4%포인트(7만여표) 더 득표했다. 역대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된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낙선에 중요한 역할을 이는 신디 맥케인. 그는 이곳에서 6선 상원의원을 지내고 200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고(故) 존 매케인 의원의 부인이다.

신디 맥케인은 미 대선 기간 중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미국인들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우리에게 지금 몹시 절실한 윤리와 공감능력을 대통령직에 다시 가져올 것”면서 “그는 단지 민주당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남편은 미국을 위해 최선인 것을 원했을 것이며 그 사람은 바로 조 바이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디 매케인의 바이든 지지는 애리조나 주의 중도층은 물론, 공화당 지지자 일부에게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매케인의원이 35년 동안이나 지역구에서 의원직을 유지해온 곳에서 바이든이 득표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공화당 출신 남편, 그리고 상대당의 후보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와 신디 맥케인의 악연이 이유로 꼽힌다.

과거 매케인 상원의원은 베트남전 해군 조종사로 참전, 포로로 잡혀 5년간 옥살이를 하면서도 다른 부하보다 먼저 석방되기를 거부한 바 있다. 미국 내에서 매케인은 전쟁영웅으로 불리나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그를 향해 “그는 전쟁영웅이 아니다. 전쟁영웅이 된건 포로가 됐기 때문이다. 나는 포로로 잡히지 않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신디 매케인은 선거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사이가 나빠지면서 공개적으로 존 바이든을 지지했다고 전해진다.

공화당 텃밭에서 트럼프의 표를 막아선 또 다른 인물은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다. 사진/뉴시스 제공
공화당 텃밭에서 트럼프의 표를 막아선 또 다른 인물은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다. 사진/뉴시스 제공

공화당 텃밭에서 트럼프의 표를 막아선 또 다른 인물은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다.

무명의 흑인 여성 정치인이었던 보텀스는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 입을 닫으라”고 일갈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폭력 집회가 이어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한다”면서 “나는 흑인이자, 네 아이의 엄마이다. 플로이드의 죽음이 내 아이의 일처럼 아팠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시위는 그저 대혼란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진정으로 변하길 원한다면 (파괴적 행동을 하는 대신) 11월(대선)에 투표를 하라”면서 “마틴 루터킹 목사가 저격당했을 때도 우리는 여기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리진 않았다.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집회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배들의 불법 시위”, “집회는 급진좌파가 주도한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보텀스 시장은 “때로 그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라며 “만일 대통령이 침묵하지 못할 것 같으면, 백악관 내 양식 있고 양심 있는 이들이 대통령 앞에 텔레프롬프터를 갖다 놓고 그저 최소 바른말만 할 수 있게 써진 대로 읽을 수 있기를 빌라”고 말했다.

발언 직후 보텀스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 CNN 방송은 당시 방송에서 ‘애틀랜타 시장은 어떻게 대혼란 속에서 민주당의 얼굴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텀스 시장은 올해 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할 만큼 미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이와 관련해 “공화당 텃밭인 애리조나에서 보텀스를 통해 트럼프가 흔들렸다”고 밝혔다.

“미시간을 그 여자로부터 해방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조롱받던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 역시 트럼프 낙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미시간을 그 여자로부터 해방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조롱받던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 역시 트럼프 낙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미시간을 그 여자로부터 해방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조롱받던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 역시 트럼프 낙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내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가 70만 명을 넘어선 시점, 중북부 미시간주에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가 등장해 경제봉쇄 해제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휘트머를 향해 “그 여자로부터 미시간을 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휘트머는 경제봉쇄 연장 직후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로부터 납치·살해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총 13명이 참여한 이번 범죄는 휘트머의 거주지를 감시하는 것은 물론, 급조된 폭발 장치를 이용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증오와 혐오, 폭력은 설 자리가 없다”면서 “이번 음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개월 동안 해온 ‘불신 조장, 분노 촉발, 두려움과 증오, 분열을 획책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1차 TV 토론 과정에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비판하지 못했으며 그의 발언이 오히려 혐오 단체들의 ‘집단적 울음’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대응은 전 세계적으로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거짓 뉴스로 선동하며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1000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을 각각 넘겼다. 이에 대해 미 대선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대응은 물론 자신(트럼프)이 확진된 것은 치명타”라면서 “이런 와중에 휘트머 주지사의 조치 및 발언은 투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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