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잃었지만 명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뉴스엔뷰=함혜숙 기자]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목숨을 잃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직접 답장을 보내준 문 대통령에 대한 감사가 담겼다.

서해상 피살 공무원 아들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2020.10.22. /사진=이래진씨 제공
서해상 피살 공무원 아들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2020.10.22. /사진=이래진씨 제공

지난 22일 A씨의 형 이래진(55)씨가 언론에 공개한 편지에서 A씨 아들은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시겠다는 약속을 믿는다. 아빠를 잃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잘 알기에 명예까지 잃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바쁘신 중에도 답장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몇번을 읽고 또 읽었다. 지금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지만 대통령님의 진심이 담긴 위로 말씀에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릴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 아들의 편지는 A4용지 1장 분량의 이 편지는 지난 19일 등기우편으로 발송됐다.

이래진씨는 편지를 공개하며 "해양경찰청이 중간조사 결과랍시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는데 이는 여론전이다. 고교 2학년이 쓴 편지를 (해경도) 봤을 텐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 (편지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경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실종자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한편 A씨의 아들은 지난 8일에도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다. A씨의 아들은 첫 편지에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흘 뒤 직접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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