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첩보만 존재하던 상황…사실확인 위해 노력"

[뉴스엔뷰=전용상 기자] 청와대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울러 "남북이 냉전과 대결 구도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과 비슷한 주장이 서슴지 않게 나온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재인 대통령이 제75차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재인 대통령이 제75차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의 시간은 너무 일러서도 안 되며, 너무 늦어서도 안 되는, 단 한 번의 단호한 결정을 위한 고심의 시간"이라며 "특히 한반도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게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안보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차적으로 고심하는 지점은 '위기관리'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업지도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는 일련의 과정은 바로 한반도의 위기관리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돌아보겠다"며 "마치 우리 군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간주하고 비판보도를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바다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해역, 우리가 볼 수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멀리 북한 해역에서 불꽃이 감시 장비에 관측됐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전화 통화하듯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단지 토막토막의 '첩보'만이 존재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군이 실종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로 태워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접했을 때 확인이 먼저임은 불문가지"라며 "이런 상황에서 취했던 일을 청와대는 이미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된 청와대의 경과를 밝혔다. 그가 발표한 바로는 23일 오전 1시~2시 30분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조각조각 입수한 첩보를 잇고 사실관계를 추론하고 정확성을 확인했다.

회의가 끝나고 사실로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6시간 뒤인 24일 오전 9시 문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대면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첩보 또는 정보의 정확성과 이를 토대로 한 사실 추정의 신빙성을 재확인하고, 사실로 판단될 경우 국민에게 그대로 밝히고 북한에도 필요한 절차를 구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사안의 중차대함을 인지하고 신뢰성과 사실 파악을 거듭 확인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돼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히고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ΔNSC 상임위 소집 지시(24일 오전 9시) ΔNSC 상임위 회의(24일 낮 12시) 및 결과 대통령 보고(24일 오후) Δ문 대통령 대북메시지 발표(24일 오후 5시 15분) ΔNSC 상임위 추가소집(25일 오후) Δ문 대통령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 주재(27일 오후 3시~4시 30분) 등의 대응을 이어갔다. 

한편 강 대변인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북측 통지문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도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신은 '북한 지도자가 특정 이슈에 관해 남측에 사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보도했고,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도움되는 조치'라고 긍정 평가했지만, 일부 국내 언론은 '만행이라더니…김정은 미안 한마디에 반색하고 나선 文 정부' 기사 등과 같이 부정적으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15년 8월 4일 '목함지뢰' 도발 사건 때를 되돌아본다. 불행한 사건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군의 '유감 표명'이 약 20일 뒤 있었다"며 당시 기사들을 하나하나 언급했다. 

이번 사건을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이 당시에는 '사과란 말 한 적 없던 北, 이번엔 명확하게 유감 표명하겠다' '南北 일촉즉발 위기 속, 朴 대통령 원칙 고수 승부수 통했다' 등의 기사를 썼다는 설명이다. 

이어 강 대변인은 "어떤 언론은 대통령이 북한 통지문 수령 후 시행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평화'를 몇 번 언급했는지까지 세어서 비난했다"며 "해당 연설은 물론, 이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께 약속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께서 오늘 수보회의 모두말씀에서 유족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강조하셨듯이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정부는 송구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강한 안보는 물론이고, 그래서 더욱 평화다"라며 "문 대통령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습니다. 평화가 바로 길입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