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드디어 감염병 총괄 기구로 거듭"

[뉴스엔뷰=전용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출범을 앞둔 질병관리청에 "독립된 감염병 대응 전문성 강화기구라는 당초 설립 목적을 차질없이 이행해달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수석·보좌관들만 참석했으며 장관들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2020.09.08.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수석·보좌관들만 참석했으며 장관들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2020.09.08.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5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은 우리의 감염병 대응 체계에서 획기적 진전"이라며 "온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는 질병관리본부는 참여정부 당시 국립보건원이 확대 개편되면서 만들어졌고, 메르스 사태 이후 차관급으로 격상되면서 역량을 더욱 키워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며 "그 신뢰를 바탕으로 드디어 오늘, 독립된 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됨으로써 독립성과 전문성이 대폭 강화된 감염병 총괄 기구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안' 2건의 대통령령안이 심의·의결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질병관리청은 시행일인 오는 12일 공식 출범한다. 이로써 기존 복지부 산하 기관이었던 질병관리본부는 독자적인 예산·인사권을 갖춘 독립기구로의 확대 개편된다.

질병관리본부의 확대 개편방안은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해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감염병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별도 기관을 만들겠다는 데에서 출발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커졌다.

질병관리청은 총 정원 1,476명(본청 438명, 소속기관 1,038명), 차관급 청장과 1급 차장을 포함한 '1실 5국 3관 41과'로 구성된다. 또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국립마산병원·국립목포병원), 국립검역소 등 5곳을 별도 기관으로 두고 직접 관리할 예정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연구개발(R&D) 업무를 총괄하며, 기존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한 국립감염병연구소는 바이러스 연구와 백신 개발 지원 업무를 맡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대응과 예방까지 유기적이며 촘촘한 대응 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 아래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함으로써 감염병 바이러스와 임상연구, 백신개발 지원 등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전 주기 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지역의 감염병 대응 체계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다섯 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해 지자체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지자체들의 감염병 대응 능력을 크게 높여주고, 지역사회 방역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보듯이 보건 위기가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공공보건의료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며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나가는 것과 함께 공공의료 인력 수급과 보건의료 인력의 처우개선 기능도 보강되고, 최근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 정신건강에 대한 정책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과 복지부 복수 차관제 도입 등 큰 틀에서의 2가지 방향성이 담긴 이번 개편과 관련해 기대감을 나타냄과 동시에 책임감도 함께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우리의 감염병 대응 체계와 보건의료 역량이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할 것"이라며 ▲감염병 대응력 강화 ▲코로나19의 안정적 통제 ▲향후 감염병 극복 역량 확충 등 3가지 사안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복지부는 보건 분야를 전담할 별도의 차관이 신설해 보건위기와 공공보건의료 역량 강화를 맡는다. 제1차관은 기획조정 및 복지 분야를, 신설되는 2차관은 보건 분야를 주력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보건차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코로나가 안정되는 대로 우리의 보건의료체계를 한 단계 발전 시켜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국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국민의 여론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 공공의료 확충과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비롯해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결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