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독립·민주유공자 임대주택 조성해 제공오는
2021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완공 계획
“서대문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벨트 조성할 것”

[뉴스엔뷰=유미선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995년 제4대 서울특별시의원으로 지역정계에 본격 입문한 뒤 서울도시개발공사, 국가청렴위원회,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등 정부 및 광역단체 위원회 위원을 두루 거쳤다.

문 구청장은 2010년 민선5기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하며 지역민들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서대문구에서 전국 최초의 독립·민주유공자 임대주택을 조성해 제공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월 소득 100만 원이 안 되는 비율이 독립유공자가 23%, 독립유공자 자녀 세대는 25.3%, 손자 세대는 37.8%로 세대가 내려갈수록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난해서 잘 배우지 못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독립운동가와 후손은 국가와 사회에서 예우해야 한다. 이에 서대문구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017년 8월,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민주 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안정적으로 거주하실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나라 사랑채’를 공급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 임대주택 조성을 통해 문 구청장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이 위치한 역사성을 잇고 독립민주 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오는 2021년에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완공되는 것과 맞물려 임시정부기념관 인근 부지에 ‘민주의 전당(가칭)’ 건립을 추진해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문 구청장은 ‘독립문>서대문형무소역사관>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민주의 전당’으로 이어지는 역사 문화 벨트가 완성되면, 이 동선의 흐름을 따라 ‘자주독립>근대적인 민주공화정 수립>실질적 민주주의의 성취’에 이르는 독립민주역사를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면서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독립문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역사 문화벨트는 통일로와 만나게 되는 만큼 그 이후는 ‘평화 통일로 가자’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의 전당을 독립과 민주의 연속성과 미래지향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교육, 연구, 문화가 있는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면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서대문 권역을 역사 문화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사업인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열심히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석진 서대문 구청장이 제시한 역사문화벨트의 지역도 / 사진=서대문구 제공

다음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의 인터뷰 

2010년 7월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그해부터 축제를 시작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최해 왔습니다. 남다른 소신이 있었을 것 같다.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는 근대화 역사 가운데 민족의 가치와 철학을 담고 있다. 일제하에서는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독립지사들의 고난의 현장이었으며, 해방 이후에는 독재에 항거한 민주인사들이 옥고를 치른 투쟁의 장소다. 민족 독립의 현장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다. 또한 독립공원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비롯해 영은문 주초, 독립문, 순국선열 위패를 봉안한 독립관이 있는 민족의 성지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온 국민과 해외동포, 외국인들이 찾고 있는 이곳은 조국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과 희생으로 굽히지 않았던 우리 선열들의 자주독립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다. 불행한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확실하게 되돌아보고 교훈 삼아야 한다. 독립과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과 희생의 산물이다 .우리가 있기까지 앞서가신 애국지사와 민주인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대문구는 2010년 독립과 민주의 성지를 기념하는 서대문독립민주축제를 시작했다.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단순히 근대역사의 재현만이 아니다. 독립문과 역사 현장의 상징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부활시키고 고난의 역사를 딛고 민족의 독립과 민주화를 이루어낸 기쁨을 함께 나누며 독립과 민주, 자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 역사의 참뜻을 알리고 미래에 더 나은 나라를 지향하며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음의 토양을 든든히 다질 수 있도록 한다. 앞으로도 서대문독립민주축제가 바른 역사인식과 계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서대문형무소,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방문해보지 않은 분들도 계실 텐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를 해달라

국가사적 324호인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돼 1945년까지 독립지사들이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에도 1987년까지 서울구치로소 이용되면서 민주화 인사들이 수감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담고 있는 상징적 장소다. 서대문구는 1998년 이곳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해 자주독립과 자유평화수호 정신을 기리는 곳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지금은 한국 근현대사를 알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가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 8월 1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한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먼저 여옥사(女獄舍)를 찾아 유관순 열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영상을 관람했으며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여옥사 내 8호 감방에서 헌화도 했다. 이어 순국선열 추모비에 무릎을 꿇고 묵념한 뒤, 추도사를 낭독해 당시 많은 언론과 국민들의 눈길을 모았다. 앞서 2001년 10월 15일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이곳을 방문해 헌화한 적이 있다. 한일 관계를 경색되게 하는 현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은 앞서의 이러한 노력들을 무색해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앞으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했을 때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혹은 이것만은 꼭 봐야한다 싶은 장소나 유적이 있나?

그렇다. 먼저 일제강점기 보안과 청사 지하의 취조실 공간인 [지하 고문실]이 있다. 독립운동가 취조 과정에서 자행되었던 각종 고문의 실상을 전시하고 있으며 생존 독립운동가의 육성 증언을 통해 폭압적인 식민지 통치의 실상을 볼 수 있다. 12옥사에는 3칸의 독방이 배치돼 있으며 독립운동가 사이의 암호통신인 ‘타벽통보법’, ‘감옥 내 독립만세운동’ 등을 재현, 전시하고 있다. ‘민족의 혼 그릇’이란 작품의 추모비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가 순국하신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리고 되새기기 위해 조성된 작품이다. 내부에 순국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투영돼 있다. 유관순 지하 감옥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수감하기 위해 지어진 여성 옥사 내에 있다. 유관순 열사가 일제에 항거하다가 모진 고문으로 옥중 순국하셨던 현장이다. 사형장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간 곳으로 마룻간과 교수줄, 지하에는 시신 수습실이 배치돼 있다. 사형장 앞에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는데 독립운동가들이 저 나무를 끌어안고 통곡해서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처럼 많은 분들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 들어선다. 이를 더욱 확장해서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2021년 12월이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완공되면 이 일대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다만, 많은 시설과 조형물들이 ‘독립’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 해방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의 상징성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임시정부기념관 인근 부지에 ‘민주의 전당(가칭)’ 건립을 추진해 역사 문화벨트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독립문~서대문형무소역사관~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민주의 전당’으로 이어지는 역사 문화벨트가 완성되면, 이 동선의 흐름을 따라 ‘자주독립>근대적인 민주공화정 수립>실질적 민주주의의 성취’에 이르는 독립민주역사를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독립문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역사문화벨트는 통일로와 만나게 되는 만큼 그 이후는 ‘평화 통일로 가자’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민주의 전당을 독립과 민주의 연속성과 미래지향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교육, 연구, 문화가 있는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면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대문권역을 역사문화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사업인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열심히 추진할 것이다.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어떤 행사인지 소개해 달라. 올해의 경우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없었는가?

독립과 민주,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당신의 역사를 기억합니다’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2010년부터 매년 축제를 열어 오고 있다. 서대문독립민주축제의 특징은 공연이나 오락 위주가 아닌, 독립과 민주라는 역사적 주제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매년 축제의 의미를 잘 상징하는 순서는 독립민주인사들이 고통스러웠지만 정의롭던 삶의 발자취를 남기는 ‘풋프린팅 행사’다. 처음에는 독립지사와 민주 인사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모셔서 발자국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행사에 참석하셔서 “평생 오늘만큼 예우 받은 날이 없다”는 독립지사 어르신들의 말씀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래서 매년 정성을 다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제작된 풋프린팅 조형물은 약력, 업적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내에 상설 전시해 독립지사와 민주인사 분들의 삶과 사상을 국내외 많은 방문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풋프린팅이 열리지 않습니다만, 자칫 잊힐 수 있는 독립지사, 민주인사 분들이 이 축제를 통해 다시금 기억되고 있다. 다만, 세월이 지날수록 생존해 계시는 독립지사 분들을 뵙기가 더 어려워져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현세대의 민족의식과 역사관을 정립하고 우리 근현대사에 흐르고 있는 독립과 민주의 정신을 되새김은 물론, 평화 통일로 향하는 시민의식을 함께 키워 나가는 데 서대문독립민주축제의 가치가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SNS를 활용한 비대면(언택트) 프로그램들로 8월 한 달 동안 진행되고 있다. 2020년도에 착안해, 2,020명이 봉오동전투, 청산리전투, 6.10만세운동, 6월민주항쟁 등의 그림 퍼즐을 배송받은 뒤, 이를 맞추고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역사를 배우는 ‘온라인 독립군’ 프로그램이 열린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 중 30명을 소개하고 이들의 후손을 찾는 ‘독립영웅 후손 찾기 SNS 챌린지’도 진행된다. 고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홈페이지에 있는 독립운동가 카드 뉴스를 스마트폰에 표출해 들고 인증 촬영한 뒤, 자신의 SNS에 올리고 다음 주자 3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윤동주와 김소월, 김남주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한 노래를 따라 부르는 ‘함께 불러주시(詩)오 챌린지’, 자신의 목소리로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독립선언, 만 개의 목소리’, 지난 2010∼2019년 축제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리멤버 서대문독립민주축제’, 이틀간 하루 세 번씩 6명의 독립민주인사를 소개하는 ‘삼시세웅(三時세雄)’도 진행된다. 8분 15초 동안 광복의 의의를 전달하는 ‘심용환 작가의 8.15 광복절 8분 15초 순삭 정리’ 영상도 축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역사 문화 콘텐츠 체험 ‘역사 만들기’, 시민특강 ‘항일의병에서 한국광복군까지’, 영상 옥사체험 ‘감옥에서 밤을 노래하다’와 ‘독립의 별을 따라 걷다’ 등의 프로그램을 역시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서는 ‘독립영웅 후손 찾기’ 전시회가 열리며, 광복절 저녁 8시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광복 75주년을 기념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야외 특설무대에서 음악회를 열고 애국가, 아리랑,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등을 연주한다. 이 음악회는 유튜브 생중계로 보실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축제의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데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독립민주의 역사를 배우고 그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서대문구는 전국 최초로 독립·민주유공자 임대주택도 조성했다

‘건강보험료 못내는 독립·국가 유공자가 1000명이 넘는데 그나마 연금수급권이 없는 후손들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는 보도가 2015년 9월 여론을 뜨겁게 한 적이 있다. 같은 해 광복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월 소득 100만 원이 안 되는 비율이 독립유공자가 23%, 독립유공자 자녀 세대는 25.3%, 손자 세대는 37.8%로 세대가 내려갈수록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국지사들은 독립운동을 하느라 가산을 소진하고 자녀들도 잘 돌볼 수 없어 후손들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난해서 잘 배우지 못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독립운동가와 후손은 국가와 사회에서 예우해야 한다. 서대문구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017년 8월,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민주 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안정적으로 거주하실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나라 사랑채’를 공급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이 위치한 역사성을 잇고 독립민주 정신을 선양하고자 추진했다. 천연동에 소재한 이 건물은 지상 5층으로 전용면적 29~49㎡인 14호로 구성돼 있다. 당시 입주식 때 한 유공자께서 ‘자기 집이 생긴다는 건 참 가슴 벅찬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보람도 느꼈지만 가슴이 아팠다. 또 3.1운동 100주년의 해인 지난해에도 독립·민주유공자와 유가족 24세대가 입주하실 수 있는 나라 사랑채 2호를 홍은 2동에 조성했다. ‘나라 사랑채’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독립․민주 유공자들을 돌보고 예우하려는 서대문 지방정부의 정신이 담겼다.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유공자와 후손 분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대문구는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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