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폭행에 대해 "원심 판단 유지"…증명 안됐다 판단
강간치상 무죄, 특수강간은 공소시효 지나

건설업자 윤중천.ⓒ뉴시스 자료사진
건설업자 윤중천.ⓒ뉴시스 자료사진

[뉴스엔뷰] 김학의(64)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9)씨에 대해 2심 법원이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윤씨의 성범죄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14억873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 또는 면소 판단을 받은 윤씨의 성범죄 혐의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윤씨는 지난 2006~2007년 김 전 차관에게 소개한 이모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협박하며 성관계 영상 등으로 억압하고, 위험한 물건 등으로 위협하며 성폭행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입힌 혐의를 받고있다.

재판부는 윤씨의 성범죄 부분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에게 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피해 여성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성범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달라며 징역 13년을 구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 앞서 "공소사실에 상해 발생 시점이 특정돼 있지 않다"며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2007년 12월21일 전에 피해 여성의 상해가 발생했다면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또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려면 3차례 (강간) 범행이 윤씨의 폭행과 협박에 의한 것인지, 피해여성이 심리적으로 항거불능상태에 있었는지, 이 범행이 피해 여성 PTSD의 주된 원인인지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해당 범죄가 특수강간 공소시효가 15년으로 늘어난 형소법 개정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가정하고 심리를 진행했으나, 유죄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특정 시점에 성관계가 있었는지, 또 폭행과 협박이 수반됐는지, 피해자가 심리적 항거불능상태에 있었는지, PTSD의 원인이 해당 범행인지 등이 법정에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이같은 1심 판단을 언급한 뒤 "원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강간치상 혐의는 무죄이며 특수강간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나머지 강간 혐의에 대해서도 고소기간이 지나 공소기각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재판부는 "기록과 증인신문을 통해 피해자가 매우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점을 깊이 공감한다"며 "사실인정과 법률 판단이 공소 제기된 범행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윤씨는 2011~2012년 내연관계였던 권모씨로부터 건설업 운영대금과 원주 별장 운영비 명목 등으로 21억6000여만원을 받아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돈을 갚지 않고자 부인을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고소한 혐의(무고)도 적용됐다.

1심은 윤씨의 과거 집행유예 확정 전 혐의에 징역 4년을, 확정 후 혐의에 대해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14억873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윤씨의 특가법상 사기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피해 여성은 주변에 윤씨와의 교제 사실을 알렸으면서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진술하는 것은 모순된다"며 성범죄 관련 혐의 대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중 특수강간 혐의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며 면소를, 그외 각 강간치상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도과했다고 판단했다. 또 무고·무고교사는 무죄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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