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사회 개최...1조원 규모 유상증자 결의
산은·수은 통한 1.2조원 규모의 차입 추진 예정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로비.ⓒ뉴시스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로비.ⓒ뉴시스

[뉴스엔뷰] 대한항공이 1조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견딜 방침이다.

앞서 정부가 지원키로 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까지 합치면 총 2조2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국책은행을 통한 정부 자금 지원안의 실행을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936만5079주이며 예상 주당 발행가격은 1만2600원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9595만5428주에서  1억7532만507주로 증가하게 된다. 최종 발행가액은 2020년 7월6일 확정될 예정이며, 신주 상장은 7월29일에 이뤄질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업의 자구노력 없이는 지원도 어렵다는 정부의 원칙에 따라, 그에 걸맞는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부의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이 발표된 이후 회사는 "자산 매각,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 외에도 전 임원 임금 반납, 직원 70% 가량의 휴업 등도 실시 중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도 매각을 진행중이다.

이사회에서는 국책은행이 지원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 실행 방안도 확정했다.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주식전환권이 있는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권 발행 등을 결의했다. 2000억원의 자산담보부 차입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지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2조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함에 따라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피하게 된 모양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사업량의 조기 회복에 차질을 빚으면 정부의 추가 지원과 그에 따른 추가 자구안 제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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