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연맹·연합노련 14일 공동기자회견 펼쳐
조속한 금융지원과 조업사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요구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항공업계 노동조합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항공업계 노동조합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뉴스엔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존조차 어려워진 항공산업 종사자들이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항공사의 위기가 지상조업사와 협력업체로 번지며 항공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없이는 줄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지상조업사로 구성된 전국연합 노동조합연맹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기의 항공산업, 신속한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항공업계 노동조합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조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 아시아나 열린조종사 노동조합, 에어부산 조종사 노동조합,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제주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진에어 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전국연합 노동조합연맹은 한국공항 노동조합, 월드유니텍 노동조합, EK맨파워 노동조합, 케이텍 노동조합 등이 속해 있다.

조종사연맹은 이날 위기에 빠진 항공산업에 신속한 금융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종사연맹의 기자회견문은 한태웅 에어부산 노조위원장이 대표로 낭독했다.

조종사연맹은 "항공·공항 산업은 직접고용 8만여명, 연관 종사자 25만여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 산업"이라며 "하지만 최근 인천공항은 이용객이 95% 이상 감소해 공항이 아닌 항공기 주기장 역할을 하는 처지고, 각 항공사들은 전 직원 순환휴직 중"이라고 했다.

이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여 언제 진정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 항공사의 도산은 직접 고용된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업사, 하청업체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산업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간 이동제한에 의해 발생됐다"며 "과거 부실 경영으로 위기에 빠진 다른 산업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금융 지원책을 마련한 미국, 프랑스 등처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는 6조4451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정부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등 LCC 5곳을 대상으로 1260억원의 금융 지원에 나섰지만,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종사연맹은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보증, 세금 감면, 임금보조금 지급 등 현재 위기상황에서 항공사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조업사까지 정부지원을 확대해 붕괴 직전의 항공산업 전반을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종사연맹은 또한 국적사 최초로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을 공식화한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오너가의 책임 및 직원 고용안정을 요청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장거리 국제선이 비운항됨에 따라 A380 조종사들의 자격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조종사 자격유지 조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것도 주문했다.

조업사 노조가 모인 연합노련은 협력사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요구하며, 전국 공항지역의 고용 위기지역 지정을 촉구했다.

원청인 대형항공사들은 유급 휴업을 진행 중이지만 하청업체는 희망퇴직, 무급 휴직 등을 진행 중일 정도로 위기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조상훈 한국공항 노조위원장은 "공항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수준을 지나 5월 골든 위크 시즌에 항공권 취소 사태 일어나면 항공사가 도산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가장 어려운 지상조업협력체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내 청소를 하는 업체에서 폐업신고를 했다"며 "그나마 1차 지상조업사는 유·무급휴직을 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장기화 되면 대다수 2차 지상조업사 협력사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00여명의 직원을 둔 한 지상조업사 협력업체는 90%의 직원이 권고사직된데 이어 폐업신고까지 했다. 이스타항공의 지상조업사 자회사 이스타포트도 폐업 수순에 돌입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종사연맹과 연합노련은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에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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