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이은 통화·재정정책 함께 움직이는 '폴리시믹스' 시대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뉴스엔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지난 17일 국회를 통과했다.

통화·재정정책이 함께 움직이는 '폴리시믹스(Policy Mix, 정책조합)'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직면한 실물·금융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국회를 통과한 추경은 지난 2013년(17조3000억원)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경정분이 정부안보다 2조4000억원 줄었고, 대구·경북 지역 지원액과 소상공인·피해업종 지원액 등이 증액됐다.

특히 항공업 등 피해업종 자금지원, 대구·경북 등 특별재난지역 내 소상공인 전기료 50% 경감,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경감, 영세자영업자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확대 등 피해 회복과 경기 방어를 위해 쓰일 사업 예산 등이 증액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를 필두로 수출·투자 등 실물지표가 타격을 받고 동시에 금융시장에서 불안이 벌어지고 있어 사상 초유의 복합위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경제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이번 감염병 사태가 '펜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double-dip, 반짝 반등한 뒤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절망적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 사상 최초로 제로(0%대) 금리 시대를 선언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통화 수단이 한꺼번에 작동하는 폴리시믹스가 이뤄진 셈이다. 국내 경제를 어떻게든 회복시킬 수 있는 판은 갖춰졌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폴리시믹스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나타날지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은의 금리인하 조치는 이미 시장에선 예상이 다 됐던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시장에 유동성이 흘러넘치던 상황이라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는 것. 금리인하가 과거처럼 실물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재정은 더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는 2차 추경에 대한 공감을 하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

더불어 이번 추경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이미 몇 년간의 확장 재정 기조로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감안하면 제대로 집행이 이뤄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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