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글항아리 ‘묘보설림’ 시리즈 제3권. 현대 중국의 문제적 작가로 떠오르고 있는 아이阿乙의 첫 국내 소개작 ‘도망자’가 출간됐다.

사진 = 글항아리
사진 = 글항아리

‘도망자’는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를 쫓고 쫓기는 범죄 도주극 형식에 담아낸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무료함에 잠식당해 도망을 선택했다. 주인공은 잡히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행한다. 형사들은 그런 그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작가는 이 잔인한 내용의 소설을 집필하며 마음이 평온했다고. 그는 “‘죄와 벌’을 모방하려 했다. 그러나 능력이 충분치 않아 ‘이방인’ 경로를 따라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작가는 주인공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순수한 악인을 창조했다’는 두려움을 피하지 못했다. 때문에 주인공의 이름을 없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등장부터 끝까지 이름이 없다.

법정극으로 전환된 작품의 후반부엔 ‘악’이라는 주제가 내용에 담겼다. 형사는 범죄의 동기를 캐내려고 노력하면서 주인공과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갈 길을 헤멘다.

이 과정에선 도시인에 의한 외지인 차별, 뇌물 문제 등 사회의 썩은 내부가 드러나기도 한다. 검사가 왜 자수했냐고 묻자 주인공은 말한다. “그런 식으로 해서 체포나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당신이야말로 악 중의 초고의 악이야. 당신보다 더 큰 악은 이 세상에 없어. 이 미친놈은 우리 사회의 제도와 전통을 공격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대는 신념을 무너뜨렸다고요”라고 검사의 말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 표출된다.

작가는 “나는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그것을 잊어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망자 / 글항아리 / 아이阿乙 지음 / 이성현 옮김

 

저작권자 © 뉴스엔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