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지난 달 5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주는 이사장 취임식에서 “청년에게 일자리와 꿈을 주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거듭 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 이사장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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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에 관심 많다는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딸 금수저 특혜 논란

이 이사장의 취임 이후 한 달도 안된 시점에 그의 딸 이 모씨가 이스타항공에 20대의 젊은 상무로 취임하면서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

먼저 이 이사장의 이력만을 살펴보면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는 말에 믿음이 간다.

전북 김제 출신인 이 이사장은 집안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현대증권 펀드매니저로 사회 첫 발을 들인 이 이사장은 회사를 나와 중소기업을 인수했다. 지난 2007년엔 대형 항공사의 독과점을 타파하고 합리적 가격의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며 이스타항공을 세워 좋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이사장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 중진공 이사장까지 취임하는 등 ‘자수성가’ 이력을 가졌기에 청년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걸맞다는 평이 나왔다.

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 내세웠던 이 이사장, 자녀에게 ‘대물림’ 인사

문제는 지난 달 21일 이 이사장의 영향력에 의해 장녀 이수지씨가 만 29세라는 나이로 상무에 선임된 것. 사원으로 입사해 경험을 쌓았다고 하기에도 이른 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청년에게 일자리와 꿈을 주겠다던 이 이사장의 말이 무색해지게 된 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이 이사장의 중진공 이사장 취임시점과 맞물렸다는 이유로 그가 장녀에게 경영을 승계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수지 씨는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에도 등재돼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지분 57.7%)는 이 이사장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업계에서는 이 이사장이 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했으나 자녀들을 통해 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스타항공 “이 상무는 사외이사 경험 등으로 회사 사정에 밝아”…당시 부정 여론에 밀려 기타비상무이사로 옮긴 전력

4일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이 상무는 사외이사 경험 등으로 회사 사정에 밝고, 해외 우수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인재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씨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됐다는 것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에 대해 “주관적인 의견 아니겠느냐”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이 씨의 상무 선임 배경으로 꼽은 사외이사 경험을 살펴보면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던 전력이 드러난다. 지난 2015년 사외이사에 선임됐던 당시 이 씨가 해당 자리에 앉는 것에 대해 오너 일가가 대주주, 이사회 경영을 견제하는 것이 독립성 측면에서 보면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그의 장녀 이 씨는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씨의 사외이사 경험 기간에 대해 즉답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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