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롯데쇼핑이 해외 입점 업체 대표에게 금품과 접대를 요구하는 등 갑질을 한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기사 내용과 무관) = 뉴시스
롯데백화점(기사 내용과 무관) = 뉴시스

롯데백화점으로부터 갑질 피해 당했다고 주장한 A씨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해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이 명예훼손 혐의로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백화점 입점업체 아리아 레스토랑 관계자 A씨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지난 1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보통 불기소처분은 증거 불충분, 무혐의 판단이 내려졌을 때의 결론이다.

A씨의 갑질 행위 주장이 롯데쇼핑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 의도와는 달리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된 것.

지난 200710월부터 20169월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한 A씨는 해당 기간 동안 롯데백화점으로부터 매장 강제 폐쇄, 입점업체 직원 강제해고, 금품접대 요구 등의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국회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여러 차례 벌인 바 있다.

롯데쇼핑은 A씨의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며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롯데백화점의 A씨 상대 갑질 의혹 사실로 드러나

검찰의 판단은 A씨가 현수막과 전단지에 기재한 주장이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A씨가 롯데백화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할 증거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롯데백화점과 A씨와의 계약 내용에는 매장 임대 계약 기간이 올해 1130일까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롯데가 이 계약을 파기하고 지난 20169월 매장을 폐쇄한 것을 두고 A씨가 사측으로부터 강제 철수를 당한 것으로 인정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0139월 롯데백화점이 주류 판매를 하지 않는 A씨의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도중 술을 준비하라고 강요한 것을 A씨가 거절하자 식당을 영업정지 시켰다는 것도 검찰은 사실로 판단했다.

당시 영업정지에 식당측이 반발하자 롯데백화점은 식당 종업원 15명의 출입증을 회수했고 검찰은 이를 강제 해고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사측은 이 사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이 해고 사유로 불법 체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민국 점검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이민국 점검 시기는 해고 이후에 이루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 갈취로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A씨 식당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47만 루블(14000만원 상당)을 무단으로 롯데백화점이 가져간 것에 대해 검찰은 백화점이 돈을 임의로 가져가 보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롯데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갈취 일삼아

A씨를 포함해 롯데그룹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들이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모여 공정위 재조사 촉구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 뉴시스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 뉴시스

지난 26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는 공정위 앞에서 공정위의 롯데그룹 봐주기를 규탄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롯데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업체들은 롯데가 한국에서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를 설립한 뒤 납품업체를 상대로 갈취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롯데와 거래 전 이들 업체의 연간매출액은 총 약 2000여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으나 롯데 갑질로 인해 피해액이 436억 원에 이르렀고 이 결과 폐업, 청산, 법정관리 등의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지난 2006년 유명했던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삼겹살을 납품하던 윤형철 신화 대표는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사실을 109억 법원 회계감사를 통해 입증, 공정위 전원회의 때 롯데마트 500억 과징금과 롯데마트 대표 및 임원 2명 검찰고발, 하도급 시정명령, 서류미교부 시정명령 기망행위 시정명령 등의 징계요구를 받도록 했던 바 있으나 다시 재조사가 나온 실정이라며 공정위를 3년 동안 믿고 기다렸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개인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펼치고 있는데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류근보 아리아 대표도 검찰 조사에서 사실로 밝혀진 롯데백화점의 갑질 정황을 나열하며 힘 없는 약자들이 더 이상 롯데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공정위에서 철저한수사를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일 롯데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와 관련 공정위 본부 관계자는“업체들이 공정위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확인됐다”며 “사안별로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업체별로 관할 사무소에 민원 또는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재신고 건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제와서 원활한 합의하겠다며 태세전환하는 롯데쇼핑

3일 롯데쇼핑 관계자는해당 입점 업체(아리아)와 원할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이라며 업체를 고소하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유지하다가 검찰 수사 결과 업체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밝혀지니 태세 전환을 하는 셈이다.

그간 롯데쇼핑은 아리아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업체들을 고소하면서 일명 재갈물리기를 해왔다고 전해졌다.   

이번 검찰의 A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은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에 속한 업체들이 주장하는 말들에 무게가 실리게 된 계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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