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시 되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최근 우경화된 정책 공약을 발표한 데 대해 "아베 총재가 집권한 후에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일관계를)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초청 강연에서 "아베 총재가 보수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어 정책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막상 집권하면 정책 수행은 (공약과는)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일본이 어쨌든 최근 독도 등 영토문제 대해 보수적이고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일 간 역사문제와 관련 "일본과의 역사 문제는 진실만 있을 뿐"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지적했다.


한일 간 경제협력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 기업이 함께 제3국에 진출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는 등 서로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최근 일본 외무성 장관과의 만남 등에서 경제적으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고 일본측이 밝혀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최근 북한 동향과 관련 "40~50대의 젊은 관료들이 등장하는 등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리용호 총참모장이 교체되고,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정치력을 장악하고 있는 등 선군정치보다는 당이 앞서서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경제발전이나 민생 개선 의지를 비추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등장, 서구식 대중문화 유입 등 선대와는 분명히 다른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개혁개방 등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대외협상 태도와 관련, 김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만 군사문제를 논의하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전쟁 후 정전협정 당시 한국이 협정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논거로 남한과는 경제협력 부분만 이야기하고 군사문제는 미국과 대화한다"며 "달라진 지금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남과 북이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해야지, 핵문제에 대해선 미국하고만 이야기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데 따른 대외관계와 관련 김 장관은 "새 지도부 인사들이 이전 체제에 비해 해외 접촉이 많고, 실리적인 성향이 강한 등 중국이 더욱 대외 개방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중국 새 지도부가 자기 목소리를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결국 집단지도체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당분간은) 기존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관계에 대해선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향해 한 정상이 ' 두 나라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가 두 나라 중 하나를 택하는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사실은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면서 미중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외교에는 제로섬 게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간 기존의 동맹과 중국과의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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