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임신 중에 태아의 이름을 짓는 '태명(胎名)'짓기가 젊은 부부사이에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분석을 시도한 첫 학술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조선대에 따르면 강희숙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0일 전남대에서 열리는 한국언어문학회 제53차 정기학술발표대회에서 ‘태명(胎名)의 실태 및 확산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분석’이라는 주제의 연구 논문을 발표한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광주시와 농촌지역인 담양지역 초교1학년과 어린이집 유아 등 423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은 43.5%, 어린이집 유아는 76.9%의 비율로 태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태명을 짓는 풍습이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조사대상자의 본명은 한자어 이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 비해 태명은 '복덩이, 튼튼이, 똘똘이' 등 대부분이 고유어로 이뤄졌다.


이 조사에서 본명은 세상에 태어난 후 부모 또는 작명가들이 사주나 이름의 의미를 고려해 작명한 데 반해, 태명은 임신 당시 부모에 의해 작명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66.5%는 자주 이름을 불러주면 그 이름이 의미하는 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태명이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태교에도 도움을 주고, 아기와의 교감 등을 통해 임신부로서 불안감을 없애고 행복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다.


강희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통사회에서 존재했던 아명·본명·자·호·시호·묘호 등 다양한 유형의 이름들과도 구별되는 새로운 한국인 이름의 유형으로 볼 수 있는 태명의 작명 실태와 확산 양상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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