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이중희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담철곤 그룹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담 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그룹 사장이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모씨와 온미디어 전 대표 김모씨 등을 통해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조성된 자금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주말 약 3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통해 담 회장의 자택에 보관돼 있던 회사 관련 서류와 보고 자료,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또 담 회장 부부의 자택에서 시가 수 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그림 여러 점을 사진 촬영해 증거물 목록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담 회장이 핵심 측근을 통해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사후 보고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담 회장의 측근이 지주회사인 오리온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 액수를 할당하고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했으며 정기적으로 비자금 관리 상황을 확인한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자택에서 발견된 그림의 경우 비자금 조성 용도로 활용됐는지를 확인하고자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담철곤 회장 또는 이화경 사장을 소환해 그룹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묵인했는지와 비자금의 용처와 사용 규모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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