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지난 10월 '물 먹는 하마'와 '옥시크린'을 생산하는 옥시레킷벤키저가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익산 공장을 LG생활건강 자회사인 해태htb에 자산 양도 계약을 맺으며 매각했다.

사진 = LG생활건강

LG생건은 생활용품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은 옥시와 달리 해당 분야에서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옥시크린'과 '물 먹는 하마'를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진 건 다름없으나 단종하기로 결정 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호흡기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OEM 방식으로 재생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공장을 인수한 LG생건은 고용승계를 하진 않았다. 또 이번 인수로 일각에선 '옥시크린'과 '물 먹는 하마'를 LG생건이 생산하게 되는 것이 아니느냐는 추측도 있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 여파로 옥시 불매운동이 이어진 상황이긴 했으나 옥시 노동자들 입장에선 단숨에 일자리가 없어진 셈이기도 하다.

LG생건은 현재 자사 노조와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상태다. 광화문 본사 앞엔 LG생건 청주공장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청주공장은 LG생건의 주력품목인 표백제 등을 주로 생산해내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일각에서 LG생건이 고용승계를 하지 않은 사유가 청주공장 노조와의 갈등에 옥시 노조까지 자사 노조로 더해지는 것을 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 LG생건이 표백제 등을 생산해 내던 공장을 음료나 의약외품 등을 생산해내는 해태htb를 내세워 매각한 이유가 생활용품 1위를 차지하는 LG가 경쟁사인 옥시 공장까지 점령한 것에 대해 독과점 논란이 있을 것을 우려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LG생건은 본지와의 대화에서 "해당 공장은 이미 폐업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고용승계는 처음부터 포함될 사안이 아니었고 물적 자산만 승계했다"라고 답변했다.

또 생활용품 등의 사업 확장을 위해 공장을 인수한 것은 맞지만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LG생건은 해당 공장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추측하는 인수 후 익산공장에서 생산해낼 제품이 LG생건의 주력품인 표백제일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해태htb 상품 중 일부는 확대해서 보면 생활용품에도 들어간다고도 밝혔다. 또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해태htb 공장이 익산에 위치해서 이번 익산 공장 인수로 두 개의 공장 관리가 효율적일 것이라고도 이번 매각의 이유로 답했다.

또 공정위의 독점규제에 따른 기업결합 제한을 피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며 자회사를 내세웠다고 자회사만 보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공장 독점규제에 대해 해태 htb가 인수했다고만 보는 것이 아니라 LG생건이 인수했다고 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독점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를 내세운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편 옥시의 표백제 제품을 생산해내던 익산 공장에선 옥시 노조원들이 매각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LG생건이 해당 공장에 대해 주장하는 "매각 이전에 이미 폐업한 공장이라 고용승계 안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말은 해당 공장이 단순히 창고였거나 폐건물 혹은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면 이견이 없을 내용이다.

그러나 해당 공장은 노동자들의 일터였다. 노동자들은 그만 둘 의지도 없었다. 옥시가 앞서 희망퇴직을 받긴 했으나 남은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다. 그러한 상황을 알고도 단순히 폐업한 공장이라고 봤다는 것은 고용승계로 고려할 수도 있던 해당 공장 앞 기존의 노동자들을 '투명인간'취급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편 LG생건은 청주공장 노조원 600여명이 임금인상률 13.8%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사측이 제시한 5.25%는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상회하는 합리적인 제시라고 답했다. 또 현재 양측의 대립되는 주장은 변함이 없다. 

LG생건은 익산 공장과 관련 물적 자산만을 승계했으나 관계자의 말대로 사업 확장을 위해서라면 생산해 낼 제품이 표백제든, 의약품이든 노동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각 된 공장을 아직도 떠나지 못하는 옥시 기존 노동자들을 왜 승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자사 노조원들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의 LG생건이 인수한 익산 공장을 노동조합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라는 일각의 주장이 전혀 일리가 없어 보이진 않는다.

이에 대해 LG생건은 해당 공장에 남겨진 옥시 노동자와 관련해선 옥시 측에 문의를 해보라는 입장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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