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지난 17일 이날 새벽 강원도 강릉시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과거 2001년 3월 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 다가구 주택에서 불이나 건물이 무너지면서 진화 작업 중이던 소방관 9명이 건물 더미에 매몰되고 소방관 6명이 숨지는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이 떠오른다.

사진 = 뉴시스

화재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는 소방관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열악한 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소방관 10중 7명이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나 만성 노인성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소방관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 간 순직한 소방관은 21명, 자살한 소방관은 3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간 암에 걸린 소방관은 2013년 19명, 2014년 21명, 2015년 29명, 2016년에 43명으로 지난 4년간 2.3배나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암 판정받은 소방관도 39명에 이른다.

소방관 특수건강검진결과 10명 중 7명이 건강이상 소견을 보였고, 고지혈증·고혈압·난청·당뇨 등 만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지난해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4만 840명의 소방관 중 건강이상 소견을 받은 비율은 68.1%(2만 7,803명)나 됐다.

유형별로는 소방관 4만 840명 중 1만 422명(25.5%)이 '고지혈증' 소견을 보였다. 소방관 4명 중 1명은 고지혈증 질환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60대 인구 10명중 1명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것에 비하면, 소방관의 고지혈증 질환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다음으로 '고혈압' 소견이 3,869명(9.5%), '난청' 3,839명(9.4%), '당뇨' 3,371명(8.3%), '기타 흉부질환' 3,104명(7.6%) 순이다.

또 소방관 A씨는 2004년 갑자기 쓰러지면서 뇌 질환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2013~2014년 뇌 질환이 심해지자 퇴직했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치료비 명목으로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뒤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해당 질병이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공무 집행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적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관에게 희귀병의 발병 원인을 스스로 규명하라고 하는 게 현실이다.

소방관의 중증·희귀질환을 소방관 책임으로만 떠넘기지 않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해 보이는 까닭이다.

이처럼 소방관은 화재진압과 구조·구급 중에 유독가스와 참혹한 현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극도의 긴장감,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인하여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소방관들은 각종 사고 예방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한다고 한다.

정부와 소방당국은 소방관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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