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체 K사, 재벌가 자택 도맡아 시공

[뉴스엔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 공사에 회삿돈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계열사와 인테리어 업체 간 커넥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조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다.

조양호 한진그룹 및 대한항공 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7일 경찰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인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신축공사 자료와 세무자료,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호텔 공사비를 빼돌려 지난 2013년~2014년 진행된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법률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조 회장의 자택 공사비는 약 20억 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홍보팀 장모 부장은 “경찰이 수사 중이어서 현 시점에서 특별히 할말은 없다”면서 “수사를 끝까지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황은 인테리어 업체인 K사의 세금 탈루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주목할 점은 관련 공사들이 하나같이 재벌기업 총수들의 사저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K사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삼성, LG, 신세계 등 10대 재벌기업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수년간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사는 그동안 대한항공과 공사를 많이 해 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인천 영종도 하얏트호텔 외에 서소문빌딩 임원실 공사 등도 이 업체가 맡았다. 여기서 조 회장의 자택을 둘러싼 커넥션 의혹이 제기된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 공사의 경우 대한항공이 직접 발주하지 않고 인테리어 전문업체에 맡긴 것도 그렇고 K사가 이번 조 회장의 자택 공사를 책임지는 간접 발주를 택한 것도 의심쩍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계열사가 그룹 총수 공사를 맡을 경우 나중에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때문에 직접 발주보다는 계열사 공사를 전문업체에 맡기고, 이들 업체가 오너 자택 공사를 책임지는 간접 발주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 K사는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K사는 호텔 및 상업·사무·주거공간을 전문으로 하는 인테리어 시공사로 지난 1965년에 설립됐다. 또 지난해 9월 건설 취업포털 ‘건설워커’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순위에서 인테리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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