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 인수전 고비...J노믹스 재벌개혁 돌발변수

[뉴스엔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전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고조되는 재벌개혁 리스크까지 해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출국금지가 풀린 후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출금조치가 해제되고 최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도시바 인수전은 웨스턴디지털(WD)이 2차 입찰에 불참하면서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 브로드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홍하이 등 4파전으로 경쟁이 압축됐다.

최 회장이 구상한 도시바 인수전의 핵심은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지분 51% 이상을 인수하고 49%는 도시바 경영진이 보유하게 하는 것. 도시바 내부 경영진이 참여해 기술 유출 우려를 막고 향후 도시바가 나머지 지분 처분까지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최 회장의 승부수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이번주 안에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최 회장이 어떤 묘수를 제시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SK측은 “기밀유지협약에 따라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만 빼곤 모든 사항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와중에 SK그룹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고조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바람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선임에 이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재벌 저격수’라 불리던 강경파가 연이어 경제 콘트롤타워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대기업 규제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막대한 재원이 쓰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는 더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의 확고한 재벌개혁 의지와 까다로워지는 규제는 지배구조 재편을 서두를 수 밖에 없어서 SK로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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