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각종 규제 제도 '유명무실'…"전시관 탐방 빌미 로비 관광?"

[뉴스엔뷰] 서울 동작구청은 최근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조합에 시공사 선정 관련 규정을 준수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거나 건설사가 조합원을 상대로 자택 방문 등 개별 홍보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구는 조합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업체 홍보전이 과열될 우려가 있어 해당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구가 개별 사업장에 이 같은 공문을 발송한 것은 이례적 일이다.

흑석3구역 재개발 조감도. <출처=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이런 와중에 롯데건설은 지난 4월6~8일간 당일 일정으로 3차례에 걸쳐 수십여명의 조합원들을 관광버스에 태우고 부산에 있는 자사 모델하우스 탐방을 진행해 구설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전시관 탐방을 빌미로 버스 투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 실제 한 언론에서는 한식을 포함한 부산나들이가 사실상 관광에 가까웠다는 일부 조합원의 전언도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 같은 ‘호객’ 행위를 해도 아무런 제재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동작구청은 이번 롯데건설의 전시관 투어를 위법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쪽으로 설명했다. '주의하라'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이 이번 행사를 진행한 것은 '괘씸'하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별다른 수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가 발표된 시점부터는 명백하게 불법 홍보에 대한 제한이 가능하지만 흑석9구역은 아직 사업시행인가도 받지 않은 단계라서 이번 행위를 제재하거나 처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이번 사태로 빠르면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는 조합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사실상 관광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에 롯데건설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이 전시관을 보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부득이 하게 부산에 있는 자사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며 “정상적인 홍보활동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흑석9구역은 재개발사업은 구역 면적이 9만8229㎡로 넓어 125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 조합원 수도 700여 명 정도로 많지 않아 사업성도 우수하다. 단지 내에는 중대부속중학교를 끼고 있고 신설 학교 부지도 위치해 있다. 아울러 지형 자체가 평탄해 흑석뉴타운에서도 ‘노른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GS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이 홍보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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