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이른바 '신명 가짜 편지'가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였던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66)을 거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최근 양승덕 전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59)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총장의 요청으로 신명씨로부터 받은 편지를 (김 총장에) 전달해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이날 뉴스1은 양 전 실장과의 통화에서 "내가 김 총장에게 편지를 전달해준 것이 아니라 김 총장이 내 차에 있는 편지를 가져갔다"며 "난 그 일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초 양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 총장에게 편지를 전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그러나 김 총장이 신명씨의 편지를 가져갔거나 양 전 실장이 전달한 경우 모두 편지가 김 총장을 거쳐 홍 전 대표에 전달된 것으로 보여 편지의 전달경위에 대해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홍 전 대표를 소환해 진위를 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홍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해당 사건이 불거진 이후로 계속 편지의 입수경위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뉴스1은 홍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나는 양 전 실장이나 김 전 총장 둘 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짜편지 사건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BBK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후보라고 주장한 김경준씨가 한국에 입국하자 민주당과 청와대가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김씨를 '기획입국'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의혹의 증거로 김씨와 함께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한 신씨의 형 경화씨가 미국에 있던 김씨에게 보냈던 편지를 공개했으나, 이후 이 편지의 실제 작성자가 경화씨가 아닌 동생 신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신씨는 "당시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사실은 지인 양씨의 지시를 받고 내가 작성했다"며 대통령 측근과 여권 핵심인사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김경준씨는 자신의 기획입국설을 불러일으킨 가짜편지의 작성자인 신명씨 형제를 지난해 고소한데 이어 홍준표 새누리당 전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또한 최근 김씨는 자신의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 미국인 수감동료 테클레 지게타와 변호사 데니스 장의 대화록이 조작된 것이라며 데니스 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이들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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