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동양경제] 트위터에서 대형 항공사 임원과 여행용품 전문 쇼핑몰 대표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대형 항공사 임원은 다름 아닌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이자 대한항공 상무인 조현민 상무(29)다.


여행용품 전문 쇼핑몰 '트래블메이트'의 공식 트위터 계정이 '진에어'의 이름을 소재로 한 트윗을 올리면서 다툼으로 이어졌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계열의 저가항공사다.


 

▲     © 성지원 기자


 

다툼의 발단은 19일 트래블메이트의 공식 트위터 계정(@withTravelMate)에 올라온 트윗이다.


'진에어 작명에 대한 제멋대로 상상'이란 제목으로 "한진그룹이니깐 형은 첫 글자를 따서 대'한'항공, 동생은 둘째 글자를 따서 '진'에어로... 임원회의에서 진에어니깐 승무원은 청바지 입히자고 결정. 아님 말고..ㅋㅋ"란 내용이 발단이 됐다.


트래블메이트 트위터는 이 트윗에 앞서 "진에어는 이름처럼 승무원 복장이 블루진 & 티셔츠.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이나 티셔츠가 짧아 민망한 건 사실. 탑승해 앉아있으면 승무원이 다른 승객 짐을 올려주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티셔츠가 짧아 배꼽구경을 많이 하기 됨"이란 글을 올렸다.


이같은 내용에 조 상무(@westiemania)는 즉각 '비즈니스 에티켓'을 말하며 "진에어 이름 관련된 트윗은 삼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어 그는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에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있습니다"며 "@withTravelMate도 앞으로 기본적인 상도는 지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다시 한 번 트윗을 보냈다.


 

▲     © 성지원 기자


 

하지만 트래블메이트 계정에서 문제의 트윗이 삭제되지 않자 조 상무는 "본사로 대한항공 법무실에서 공식 편지가 가야 지워 주실 건가요. 아님 travelmate CEO 트위터로 보내야 하나요"라며 재차 트윗을 보내 트윗 삭제를 요구했다. "문제의 트윗을 지울 때까지 계속 답글을 보내겠다", "빨리 지울수록 대한항공과의 관계유지가 오래 가는 것 아시죠" 등의 내용도 있었다.


트래블메이트 공식 트위터는 결국 "여러사람이 트윗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거 같다"며 '진에어 작명에 대한 제멋대로 상상' 트윗을 삭제했다.


트래블메이트는 이어 "앞으로도 대한항공과 트래블메이트의 업무제휴가 좋은 관계로 유지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다음과 같은 해명 트윗을 올렸다.


"저희 글로 진에어 여러분께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저희 글은 삭제할게요. 저희같이 작은 회사는 트윗 전담 직원이 없다보니 요청하신 내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네요. 그런 상황에서 법무팀이나 법정 이런 단어가 나오니 쫌 무섭네요"


트윗 삭제 및 사과로 일단락 되는 듯 했던 논란은 '상처'란 단어 때문에 재차 불이 붙었다. 여기에 김도균 트래블메이트 대표(@kimdoky)가 항의의 글을 올리면서 다툼은 더욱 커졌다.


조 상무는 "진에어가 '상처' 받았다는 말 기분 엄청 나쁘네요. 지워주세요"라며 해명 트윗마저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가 역시 트위터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귀하의 당사 트위터 내용에 대한 항의 및 사과 요구는 들어줄 의사가 없습니다"라며 "이 정도 내용으로 민형사상 책임 운운하는 것에 실망스러울 따름입니다"라고 댓글을 올렸다.


트래블메이트 김 대표 트윗글에 따르면 실제로 대한항공은 트래블메이트측에 공문을 보냈다.


김 대표는 23일 "지난주 대한항공 상무님께서 우리 회사의 트위터 내용을 보고선 바로 삭제하고 공식사과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단다. 오늘 공식공문도 왔네. 트위터 글도 대기업 비위에 거슬리면 소송 당하는 세상"이란 트윗을 올렸다.


이에 대해 조 상무는 "대표님 회사 트위터 내용은 명의회손(명예훼손) 감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문은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보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드릴까요?"란 반박 댓글을 달았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트위터에 "트위터에선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비방이나 명예훼손 내용도 아니고 단순한 의견표현 정도를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고 소송 운운하는 건 대기업의 태도로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조 상무와 김 대표의 트위터 싸움을 지켜본 트위터러들의 반응은 주로 조 상무 비판에 집중됐다.


트위터러들은 "대한항공 상무님은 별 어이없는 걸로 소송 운운하고 그럼... 기업 트위터라고 저딴 식으로 재갈 물려도 되는 거임? 개념이 좀", "상무를 협박죄로 맞고소하세요", "아무리 읽어봐도 아닌 거 같은데. 아무리 개인 생각 차가 다르다고 해도 대기업 횡포 내지는 배짱으로밖에 안 보인다" 등의 댓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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