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친인 강태영 여사가 향년 90세로 11일 오전 7시13분 별세했다.

강태영 여사는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부인으로 유교적 성품을 간직한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 조용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강단있는 생활인이기도 했다. 고인은 김 창업주 생전 큰 목소리 한번 내는 일 없이 묵묵히 내조에만 신경을 썼다.

▲ 사진= 한화그룹

고인은 1927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양가 어른들의 소개로 김 창업주와 인연이돼 광복 직후인 1946년 결혼식을 올렸다.

김승연 회장에게 어머니 강태영 여사는 삶의 스승이자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강 여사는 무엇보다 자녀를 기르고 가르치는 의무를 소중히 여겼다.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성장시킴으로써 자식교육과 당신의 사랑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김승연 회장에 대해 어린 나이에 회사 일을 맡긴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사업능력과 추진력은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창업주와 함께 성공회 신자였던 강 여사는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가 추진하는 사회사업을 물심양면 지원하기도 했다. 해마다 서울 북촌 마을회관 노인정에 떡을 돌렸다. 후에 김승연 회장이 북촌마을에 대한 지원 취지를 듣고는 떡과 함께 쌀을 기증한 일화는 가회동 일대에서 유명하다.

강태영 여사의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수집한 우리의 고전과 근현대 문학자료를 자신의 아호를 따서 2005년 만든 재단법인 아단문고(雅丹文庫)를 통해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자료들을 수집해 학계에 연구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단문고는 현재 국보 3점 보물 28점 등 총 8만9150점에 이르는 고문헌 및 근현대 희귀 단행본과 잡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를 수집 및 정리 차원을 넘어 개화기에서 해방공간까지 발행된 잡지, 해외 유학생 잡지, 여성잡지 등 미공개 자료를 모아 발간해 공공기관과 학술 연구단체에 기증함으로써 한국학 연구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강태영 여사는 김종희 한화그룹 선대 회장과의 사이에 김영혜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회 의장, 김승연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등 2남 1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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