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뷰] 박원순 서울시장은 17일 '옥바라지 골목'의 철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40분경 '옥바라지 골목'의 존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오던 주민과 재개발사업조합 측 용역업체 직원 60여명은 옥바라지 골목을 강제철거하는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났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경 서울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 철거현장을 찾아 서울시청 도시재생본부 관계자에게 "상황이 어려운 걸 알지만 이건 예의가 아니다. 오늘 오후에 내가 비대위와 만나기로 했는데 오전에 (강제철거를 하면) 어떡하냐"고 질타했다.

▲ 사진= 뉴시스

이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이 공사를 중단하겠다. 내가 손해배상 당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옥바라지 골목은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던 일제강점기 애국지사와 군부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인사의 가족들이 머물며 옥바라지를 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비대위는 옥바라지 골목은 백범 김구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 갇혔을 때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삯바느질해가며 옥바라지를 하는 등 독립투사와 가족들의 애환이 서린 100년 역사의 현장이므로 보존해야 한다며 재개발을 반대해왔다.

옥바라지 골목은 소설가 박완서가 어린 시절 거주했던 곳으로 그의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배경이자, 판자촌 재개발 철거 문제를 다룬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재개발이 추진돼 지난 1월부터 철거가 시작됐다.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 일대에 1만1058㎡에 지상 16층, 195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20분에는 박 서울시장을 만나 철거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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